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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맞춰 걷는 건 싫어! ㅣ 미래그림책 90
장 프랑수아 뒤몽 지음, 이경혜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1월
평점 :
[아이들의 개성을 인정해 주는 소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을 함께 읽다보면 어른의 입장에서 참 배우는 게 많아진다. 나도 어린 시절을 거쳤지만 어른이 되면서 알게보르게 쌓인 권위와 무관심이 간혹 아이들의 여린 마음에 상채기를 내기도 한다. 그런데 그것조차도 눈치 못채고 지내는 어른들이 많다. 그래서 어른들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아이들과 함께 감성을 나눌 그림책을 읽어야 하는게 아닐까 싶다.
이 책 역시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다시 한번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게 하는 책이었다. 제목에서는 <발맞춰 걷는 건 싫어!>라고 했지만 사실 주인공인 꼬마 거위 지타는 일률적인 것에 대한 반항이나 거부를 나타낸 것은 아니다. 단지 천편일률적인 조건에 간혹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의 일반적인 예를 보여주면서 아이들의 개성을 인정해 달라고 하는 것 같다.
아침마다 거위들의 대장인 이고르 대장의 구령에 맞춰 한치의 오차도 없이 거위들의 행진이 시작된다. 새로 온 꼬마 거위 지타는 이런 행진에 발맞춰 걷는게 여간 힘들지 않다. 늘 엇박자 소리를 내는 자신을 무능력하다고 스스로 질책한다. 그런 모습에서 천편일률적인 교육에 간혹 어긋나는 아이들이 갖는 마음의 상처를 살짝 엿보게 된다. 터벅터벅 걷고 있는 지타의 발소리는 거위들의 행진 속에서는 불엽화음이었으나 하나 둘씩 스스로 모여든 다른 동물들과 내는 소리로는 정말 멋지고 재미난 화음을 만들어 낸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항상 이고르 대장의 행진에 맞춰 천편일률적인 소리를 내던 거위들도, 그런 소리를 들던 농장의 다른 동물들도 지타의 걸음에 맞춰 새롭게 만들어진 이 소리에 환호를 보낸다. 왜일까? 아마도 그건 새로움과 자유로움에 갈망때문은 아니었을까?
이 책을 보면서 어른들의 권위로 만들어낸 질서정연함보다 아이들이 간혹 엇박자로 내는 개성있는 소리를 존중해주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지 깨닫게 된다. 온라인을 통해서 지타와 동물들이 만들어낸 소리를 직접 들어보면 처음에는 어설프지만 마지막에는 멋진 박자로 흥겨움을 돋는 소리가 됨에 감탄하게 된다. 아이들의 자유로움은 그런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