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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호 아이들은 왜 학교가 좋을까? - 장주식 선생님과 하호분교 아이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장주식 지음 / 철수와영희 / 2008년 12월
평점 :
[하호 아이들의 가르침 먼 미래까기 이어지길....]
시골 분교에서 아이들을 사랑으로 가르치는 교사의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마음 따뜻하다. 그런 따뜻함이 있다고 하더라도 도시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다. 나 역시 도시에 사는 한 사람이고 나의 자녀들도 도시의 학교를 분주하게 다니는 많은 아이들 가운데 한 일원이다. 난 모범생이었던가? 선생들에게 핀잔듣지 않고 지냈으니 얼추 모범생이었는지 모르지만 늘 가슴 한 구석이 텅 비어있는듯 혹은 떠도는 활기를 그리워하는 듯...나 역시 입시 지옥에서 허덕이던 도시의 한 학생이었다. 그래서인지, 부모가 되어서 아이를 키우면서 교육다운 교육을 하는 사람들의 소식에 목이 메인다. 현실 속에서 그들의 삶이 그다지 보편화 되지 못해서 더더욱 그러하리라...
아침이면 6시 즈음에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서 제일 먼저 라디오를 켜고 커피를 한 잔 마신다. 조금은 세상 돌아가는 폼새를 알자고 듣는 아침 방송에서 일제고사를 보지 않았다고 징계를 당한 시골초등학교장의 소식이 들려왔다. 일제고사..시작된지 얼마되지도 않은 일제고사가 초등학교에서부터 서열화를 시작하는구나 싶었는데, 이를 실시하지 않은 교사는 물론 학교장까지 이렇게 징계를 하는 행태까지 보인다니 가슴이 답답해지는 아침이었다. 그리고 나서 손에 든 책이 [하하 아이들은 왜 학교가 좋을까?]였다. 아이들 10중에 9은 학교가 재미없다고 하는데 학교가 좋다고 하는 아이들이 있으니 이 아이들은 왜 학교를 좋아할까 ? 어떤 이유에서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솔직한 심정으로 하호의 아이들은 선택받은 아이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부러웠다. 부모든 교사든 아이들에게 교육을 하면서 가장 크게 가슴에 담은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보지 않을 수없다. 예전에야 학교에서 배운게 다라고 여겼지만 지금은 학교는 거쳐가는 곳이고 배우는 것은 학원에서 선행으로 그리고 평가는 학교의 시험을 통해서라고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학교가 주가 아니라 거쳐가는 관문과 최총 어느 대학을 나왔는가가 인생을 좌우하는 무시할 수 없는 잣대가 되었으니 그렇다. 그렇지만 우리는 모두 다 알고 있다. 마음 한구석에 허한 부분은 바로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교육이 너무 부실한데서 온다는 것을...
자연에서 하늘을 벗삼고 땅을 벗삼아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그대로 글로 담아내는 하호의 아이들, 시험을 통한 경쟁보다는 나와 다른 표현을 하는 벗을 칭찬하고 배우고자 하는 마음을 배워가는 아이들을 보면서 가슴이 찡해왔다. 이런 것이 교육인데 21세기의 최첨단을 살고 있다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배우게 하는가....우리 나라의 교육을 어디로 가는가...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호의 아이들과 그들을 자연의 순리대로 가르치는 교사의 일상을 보면서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보지 않을 수 없었다. 현재와 미래 중에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것이 눈 앞에 보이는 현재인지 혹은 100년이고 1000년이고 이어줄 미래의 끈인지...하호의 아이들에게 주었던 그 가르침이 빠르게 돌아가는 생활에서 소멸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