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리에르, 웃다 - 제6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29
문부일 외 지음 / 푸른책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천재보다 노력하는 자들을 위한 웃음]  

 

표지의 제목보다도 더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제6회 푸른문학상 수상작>이라는 문구다. 아이따라 책을 보다가 푸른책들을 만난지 3년차. 책에 대한 믿음은 물론 국내 신진작가 양성이라는 뿌듯한 작업을 하고 있는 곳이기에 새롭게 발굴된 작가의 작품에 관심이 많이 가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살리에르, 웃다> 문부일 외 3인지음... 

문부일 작가의 수상작과 신작 외에도 역대 수상작가의 초대작이 가득하다. 강미, 백은영, 정은숙..한 권의 책 속에서 자그마치 4명이나 되는 작가의 작품을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설레였다. 모두 자기 색이 분명한 작가들이기에 단편 하나하나를 읽으면서 새로운 정거장에 내려서는 느낌을 톡톡히 느껴았던 것 같다. 

이번 수상작인 <살리에르, 웃다> 제목만 봐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은 천재성 앞에 무릎 꿇는 만년 2인자들..천재성은 없지만 노력, 그 하나만으로 매진하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작품 속의 주인공 역시 나름대로 재능은 있다고 생각했으나 그의 앞에는 늘 자신보다 뛰어난 재능으로 주목을 받는 친구가 있다. 작품 속의 주인공은 백일장 대회에 나가서도 변변한 상 한번 받지 못하지만 친구 문호는 장관상까지 거머쥔다. 노력하는 사람 앞에 늘 재능으로 앞서가는 사람을 볼 때 사람들은 많이 좌절하게 된다. 재능이라는 것이 때로는 노력하는 사람을 한없이 지치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럴 때 그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걸까? 라는 질문을 절로 하게 되는데 이 작품에서는 간절한 진실성에서 그 해답을 제시하는 것 같다. 글쓰기를 접으려고 마음 먹은 주인공은 남의 작품을 표절했던 자신의 부끄러운 일이 담긴 일기를 실수로 공개하게 된다. 주변인들은 그 글을 보고 신선하다는 칭찬과 그동안 썼던 시보다 소설적 재능이 있는 것 같다는 등등 많은 조언을 해준다. 그에게 빛을 준 것은 진실을 담아 썼던 글 한 편...그 속에서 자신의 또다른 길을 발견하고 힘을 얻게 되는 결말을 보여준다.  

그는 과연 글을 쓸 수 있을까? <살리에르, 웃다>라는 제목에서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우리 시대의 모든 살리에르는 천재성을 지닌 모차르트 앞에서 좌절한다.그렇지만 그 좌절을 극복하고 웃는 것 역시 모차르트가 아닌 살리에르라는 사실..  글쓰기에서 좌절하기도 하지만 웃음짓는 살리에르임을 자처하면서 글을 쓰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오버랩 되기도 했다. 수많은 살리에르들을 위한 웃음..그 웃음이 입가에 남는 그런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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