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왕 룽산 마음이 자라는 나무 18
창신강 지음, 김재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가식없는 아이들의  성장통을 담아]

 

 

 

잘은 모르지만 언젠가부터 우리 나라에 중국작가의 작품이 많이 들어온다고 느꼈다. 성인 대상 도서가 아니라 청소년 대상 도서와 어린이 도서에서 내가 자랄 때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광범위하게 들어온다. 우리 나라에 소개된 그림책이나 동화를 읽으면서 느낀 점은 중국색이 강하지 않은 것들고 그 또래의 아이들과 공감하는 내용이 대부분인 것 같다. 같은 동양권이어서 그런지 정서적으로 통하는 면도 있어서 그런지 아이들에게도 중국 동화가 친근하게 다간다고 생각된다.

 

많은 책을 접하지는 않았지만 얼마 전에 읽은 <열혈수탉분투기>를 통해서 알게 된 창신강이라는 작가. 유머와 풍자가 넘치는 작가라고 생각되었다. 수탉의 성장기를 탄생에서 죽음까지 아우르는 모습에 반해 이번 작품은 과연 어떤 톤으로 읽혀질까 기대가 되었다.

 

탁구와 룽산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집에는 서로 다른 아이들의 다른 이야기가 모여있다. 모두 제각각의  삶에서 성장통을 겪는 아이들의 모습이 주를 이루고 간혹 그 사이사이 실수를 하거나 때로는 아집이 섞인 어른들의 모습도 등장한다.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세상을 향해 아이들보다는 진지하게 어른들보다는 집요하게 바라보는 것 같다. 어른들이 대강 넘겨버릴 수도 있는 것들이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아주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것은 과도기에서 삶을 바라보는 진지함 때문이리라.

그렇게 진지하게 세상을 바라보다 이것도 아니었구나 혹은 저것도 아니었구나를 느끼게 되면 그때부터 세상을 빼또름하게 바라보는 과정도 겪게 된다.

 

탁구왕 룽산에서는 룽산이 선생님과 탁구를 치면서 자기 쾌감?같은 것을 느껴가는 과정에 독자들은 동감하게 된다. 그러나  마지막에 선수로 다시 발탁된 선생님이 그동안의 연습파트너가 되어주었던 룽산을 기억에도 담지 않은 듯이 잊고 지나치려는 장면이나 그냥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에서는 묘한 배신감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작가의 어른이 되기 위한 문턱에서 어른들의 세계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감성과 시선을 놓치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통과의례처럼 어른들이 말하는 금기를 간혹 거슬러 보고 싶은 아이들의 모습이나 단순한 사건인 듯하지만 대립을 통해서 갈등하고 타협하는 과정을 다아내고 있다.

 

죽은 개를 바로 요리해서 먹어치우는 아이들이나 방학때의 자유분방한 모습에서 이체이탈을 하듯 학교를 다닐 때는 아주 모범생으로 바뀌는 아이들, 비둘기를 키우려는 아이와 먹기를 즐기는 가족들의 대립..그의 작품 전반에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아이들이 겪는 성장통을 가식없이 담고 있다. 너무 어렵지 않게 공감하면서 읽게 되어서 그런지 창신강의 작품에는 호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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