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교과서 사계절 1318 문고 51
김소담 외 10인 지음 / 사계절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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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청소년들의 향연, 그립다...]

이해한다...라는 말은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혹은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러고 싶은 사람들을 향해 곧잘 튀어나온다. 세번째 교과서 도통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제목을 들여다보다가 편 책장 속에는 글쓰는 청소년들의 향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누구의 언어로? 바로 그들의 언어로, 누구의 이야기를? 바로 그들의 이야기를...그래서 난 그들을 이해한다..라는 말을 내뱉고 싶어졌다.

흔들리는 지하철 안에서 꼼꼼히 들여다보는 이야기나 시 한 편 한 편에 40살이 다 되어가는 아줌마의 마음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딘가 나의 청소년 시절의 감수성과 연결고리가 분명 있었다. 그때는 그 고민들이 지상 최대의 고민인 것처럼 느꼈던 감성이 꼬물거리면서 기억났다. 지금은 시대가 흘러 내가 '이해한다'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새로운 세대의 고민을 또다시 듣게 된다. 그리고 그 고민에 기분 좋게 동참하게 된다.

가공의 글이라기 보다는 아이들이 일상에서 느꼈던 고민과 감정 이야기들의 집합체라서 이 글들을 통해 지금 청소년들의 고민과 방황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제목에서 뜨아하게 생각했던 세번째 교과서는 그런 나와 지금의 청소년 사이의 갭의 차이였다. 업어가는 교과서 대신 새롭게 장만해서 들이는 교과서들..정말 낯선 말이었다. 공부 꽤나 하는 녀석들이 학교를 박차고 나와서 서성이면서 시니컬하게 세상을 비웃는 장면도 익숙하면서도 역시 낯설기는 매한가지였다. 역시 무시하지 못할 세월의 차이였다. 그리고 그 세월에 무뎌진 내 감성의 차이이기도 하고 연륜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좀더 여유롭게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기도 했다.

누구의 어떤 이야기가 기억난다기 보다 이 한 권의 책 자체가 글쓰는 청소년들의 향연, 그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나씩 둘씩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쓰고 싶어하는 이 시대 글쓰는 청소년들의 향연..바로 그것이 세번째 교과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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