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 공주는 공주가 아니다?! - 발도르프 선생님이 들려주는 진짜 독일 동화 이야기
이양호 지음, 박현태 그림 / 글숲산책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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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번역과 해석으로 뜯어보는 백설공주]

사실 제목만으로는 예전에 읽었던 그림형제에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단순 창작동화가 아닌 민담이나 전설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많은 변모를 거쳤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지만  보기좋게 내 예상은 빗나갔다. 그림형제가 수집한 민담이 괴기스러울만치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었고 지금은 어린이를 포함한 온 가족이 읽을 수 있을 정도의 작품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것이 결코 아니었다. 되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림형제의 [백설공주]가 그림형제가 재창조한 원문에서 얼마만큼 변질되었는가를 살펴보는 내용이었다.

누군가 그런 말을 했었다. 외서가 우리 나라에 들어올 때 원서를 번역하는 과정보다 이미 번역되어 있는 일본이나 미국의 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역자가 많지 않은 외국어의 경우는 원서를 번역할 사람을 찾기 힘들어서 일까 아니면 번역비가 비싸서 그런걸까 모르겠지만 외서를 이미 번역한 일본서에 기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외서에 대한 번역에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나라가 일본이라는 말에 사실 적잖이 놀랐었다. 세계 책시장의 흐름에 괴장히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생각도 문득했다. 그렇지만 이런 단계 거치는 과정에서 많은 변질이 이루어 질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읽었던 [백설공주]는 영어 제목은 <snow white>이다. 어디에도 없는 공주라는 단어. 그림형제가 오랜세월 떠도는 민담을 수집해서 가족용 도서로 재창조한 작품. 사실 우리는 그 원작을 잘 알지 못한다. 이것이 영문으로 혹은 일본어로 번역된 것을 바탕으로 우리 나라에 들어왔다고 하니 그 과정에서 빚어진 오류는 짐작코도 남는다. 어디에도 없는 공주라는 명칭 역시 일본에서 번역물이 들어오는 과정에서 나왔을 거라고 하니..그것보다 더 문제는 관행처럼 명작을 또 재탕삼탕하여 어린이들 앞에 아동그림책이나 아동문고로 내놓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된다. 

백설공주가 공주가  아닌 이유는 작품의 번역과정은 물론, 번역된 작품 하나하나를 뜯어보면서도 많은 부분 달라짐을 엿볼 수 있다. 사실 즐거운? 책읽기라기 보다는 새로운? 책읽기의 한 면을 엿본 것 같다. 이렇게 텍스트를 뜯어보는 것에는 익숙하지는 않지만 어떤 작품을 누가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서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있겠다는 건 확실히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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