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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에 친구가 가득 ㅣ 작은 곰자리 5
신자와 도시히코 지음, 오시마 다에코 그림, 한영 옮김 / 책읽는곰 / 2008년 8월
평점 :
[역시 아이들은 재지 않고 친구가 되네^^]
친구라는 말의 정의를 내리기가 힘든 것은 어른들의 몫인 것 같다. 아이들은 함께 놀기만 해도 친구고, 맛난 거 하나 주기만 해도 친구고, 놀이터에서 자주 봐도 친구가 되어버린다. 그렇지만 나이가 든 어른들에게 친구의 의미를 물으면 참 딱딱해지고 이것저것 재는게 많아져 버린다. 내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나하고 생각이 통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자주 만나는지 안만나는지...이런저런 따질 거리가 많은 어른들은 이 책을 보면서 아이들이 친구 만드는 법을 한 수 배우게 된다.
네 친구, 내 친구를 따지다가도 아이들의 논리는 갑자기 모든 세상의 사람들이 친구로 돌변한다 .그 논리를 들으면 정말 그렇구나 싶다. 나하고 아무개하고 친구고 그 친구가 다른 친구하고 친구면 마치 보이지 않는 인연의 실타래가 서로 얽히듯 아이들은 엮이고 엮여서 친구라고 한다. 이 인연의 실타래를 보는 힘은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한차원 높은 것 같다.
한 명 , 두 명 늘어서 마침내는 온 지구상에 친구들로 가득찬 삽화를 보면서 마음 한 구석이 뿌듯해 진다.친구가 되는 것도 마음을 열고 평화롭게 지내는 것도 이렇게 쉬운데...하면서 말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갖가지 이유로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그 고통의 한가운데 어린이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아이들 말처럼 이렇게 이렇게 친구가 되면 그만인데 어른들은 아이들보다 정말 못한가 보다..
어른이 되어서 가끔 아이들 앞에서 부끄러울 때는 이런 때가 아닌가 싶다. 어른들보다 더 단순하게 순수하게 세상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줄 때 말이다. 7살 난 아들과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는 친구가 많이 생겨서 좋아라 하고 나는 마음 속에 있는 어른들의 부끄러움을 들춰보면서 새로 맘을 챙기느라 좋아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