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소설] 큰 아이가 학교를 다니면서 학교의 문제점들이 적잖이 보이기 시작했다. 관념과 현실은 늘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우린 막상 다치고야 피부로 느끼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작년 무렵이었던가? 아이의 반에서 정말 책속에서 읽었음직한 그런 일이 일어났다. 다름 아닌 왕따에 대한 문제였다. 모두가 최고의 모범생으로 여기는 아이가 주축이 되어서 한 아이를 의도적으로 왕따 시키는 일이 발생하고 있었는데도 아이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선생님 또한 마찬가지였다.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왕따에 대한 경험을 하면서 당하는 아이의 아픔과 특별한 이유 없이 상대를 미워하고 왕따하는데 앞장서는 아이, 그리고 공부 잘 하는 모범생이라면 뭐든 그 아이의 말을 우선으로 믿어버리는 교육자로써의 자질이 부족한 선생님까지..그 모든 것이 우리 아이들이 다시는 교실에서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실제로 벌어지는 일이라는게 너무도 서글프고 마음 아팠다. 그런 현실의 아픔을 또 한 번 느끼게 해었던 [6학년 1반 구덕천]은 나이 마흔이 다 되어가는 내 눈물샘을 다시 한 번 자극했다. 저자 허은순은 주변에서 일어났던 아이의 죽음과 그를 둘어싼 왕따에 대한 소재를 언젠가는 소설로 풀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쉽지 않은 그 소재를 다양한 각도에서 아이들의 입장이 되어서 기술된 이 작품을 일으면서 작가가 글을 쓰면서 많은 심혈을 기울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친구들의 왕따로 예기치 않은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6학년 1반의 구덕천, 그리고 그 동생인 5학년 6반 구덕희, 마지막으로 덕천이가 죽고나서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지고 살아가는 3학년 6반 강주명.. 이렇게 세 아이의 시선으로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우리는 늘 한 쪽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따. 보여주는 그것만을 바라봐서는 안되는데 마음처럼 다각도로 삶을 조명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이 작품에서는 그런 삶의 다양한 면을 여러 인물의 시각을 통해서 다시 한 번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된다. 피해자라고만 생각되었던 구덕천보다 더 자신을 용서할 수 없는 가해자이자 피해자라고 생각하면서 주위의 시선에 짖눌려 사는 강주명의 이야기도 가슴을 후벼파듯이 아프게 느껴졌다. 어른들은 잘못한 아이들에게 제재를 가하는데 익숙해졌지 실상 그 아이의 마음을 제대로 치료하는데는 너무도 서투르다고 여겨진다. 어른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서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이 있다. 그 아이들이 세상 속으로 나갈 수 있는냐 없느냐는 때로는 우리 어른들의 몫으로 더 많이 자리잡기도 한다. 늘 왕따를 당하는 아이의 입장에서만 모든걸 생각해 왔지만 이 작품을 보면 왕따를 당하는 아이와 그 반대편에 선 아이, 그리고 그 주변인들의 삶까지 한꺼번에 살피게 된다. 그리고 이들의 아픔에 내 가슴 한 쪽은 내주면서 어른으로써의 부족한 점에 한없이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사실 난 이 작품을 읽으면서 아이들보다도 어른들이, 그리고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들이 더 읽어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