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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오로지는 ㅣ 사계절 저학년문고 41
임정자 지음, 박세연 그림 / 사계절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어떻게 시간을 사용하는게 의미있는 걸까?]
제목이 참 사람의 마음을 끈다.. 어느 날, 오로지는...이라니 어느 날이라는 문구에 갑자기 일어날 예상치 못한 일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오로지라는 이상한 이름 속에 담긴 맹목적인 느낌때문에 더 그랬나 보다. 사계절 저학년 문고는 워낙 우리집 아이가 좋아하는 시리즈라서 이번 책도 여지없이 아이의 손에 쉽게 들린 책이다.
작가의 이름이 낯설지 않아서 살펴보니 작년 무렵 큰 아이가 내도록 작은 아이에게 읽어주던 [내동생 싸게 팔아요]의 작가였다. 그 그림책을 생각하면서 이 책도 기발하고 명쾌한 작가의 상상력이 녹아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림책과는 달리 상당히 무게감이 실린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말이 뭘까? "빨리 빨리...시간 없어.."그렇게 현대인들은 시간의 흐름 속에 쫓기면서 일상을 보낸다. 그 빠른 템포는 여유있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여유조차 주지 못하는 원인이 되는데 바로 그 빠른 템포 속에서 물질적인 풍요로움에 집착하는 현대인들의 삶을 이 책에서 다루고 있다. 오로지라는 아이를 통해서 어느날 문득 자원도시로 사라져 가는 아이들을 보여주면서 말이다.
책에서는 독특한 설정이 이루어진다. 모든 사람의 유토피아처럼 여겨지는 자원도시와 자원도시로 향한 사람들이 인간미를 상실하고 통제를 받으면서 기계적인 삶을 살아가고 오로지 물질적인 성공을 위해 매진하는 모습은 마치 미래 사회를 암울하게 다루는 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되기도 한다. 버들 어머니를 통해서 오로지가 개발한 아주힘센물이 자원도시의 인간미를 상실한 사람들의 몸을 부풀게 하고 마침내는 그들이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새롭게 시작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는 설정이 조금은 억지스러움도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분명 독특한 설정들이 상상력을 자극하는데는 한 몫 할 것 같다.
분명한 것을 책장을 덮고 나면 시간을 쪼개서 많은 일을 한다고 잘 사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정말 시간을 잘 활용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자신의 삶을 윤택한 시간으로 채우는가를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된다는 사실. 그래서 이 책은 결코 가볍게 책장을 덮고 끝나지만은 않을 책이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