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생명을 원하는 당신에게

트리갭의 샘물 ㅣ 눈높이 어린이 문고 5
나탈리 배비트 지음, 최순희 옮김 / 대교출판 / 2006년 4월

[영원한 생명을 원하는 당신에게]

영원한 생명을 원하는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책을 덮는 순간, '영원한 생명을 원하는 당신에게' 라는 부제를 만들어 달고 싶은 생각이 났다.

인간의 생명에 대한 욕구는 참으로 간절하고 집요하다. 누구나 조금 더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바람으로 인류의 의학은 끊임없이 발전해오고 있다. 이제는 복제를 통한 생명의 연장까지 논하고 있고 조만간 실현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인간이 가지고 있던 그 생명에 대한 욕구를 '트리갭의 샘물'이라는 매체를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우연히 트리갭의 샘물을 마시게 된 커크 가족, 그들에게 샘물은 그냥 목마름을 채워주는 보통 샘물이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늙지도 않고 다쳐도 상처입지 않는 자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영원한 생명을 얻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위니라는 작은 소녀가 우연히 샘물을 마시려 하면서 이들의 인연은 시작된다. 터크 가족은 소녀에게 샘물에 대한 진실을 말하고 비밀을 지킬 것을 약속받는다. 순박한 이들의 진심을 알아챈 위니는 샘물을 악용하려는 사람을 죽이고 위기에 처한 터크 가족을 도와주는 일까지 벌이게 된다. 터크 가족이 떠나는 순간 위니에게 건네는 샘물 한 병..위니는 그 샘물을 자신이 아끼는 두꺼비 등에 부어주면서 아직도 많이 남았을 샘물을 생각하지만...결국 그녀가 택한 것은 영원한 삶 대신 자연을 순리를 따르는 것이었다.

한 번 잡으면 다음 순간이 궁금해서 순식간에 읽게 되는 책이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원치 않는 영원한 생명을 얻은 터크 가족을 바라보면서 이들은 과연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돌면서 어느정도 세상과 단절된 듯이 살아가는 이들의 삶은 쓸쓸한 여운을 남긴다. 그들은 세월에 순응하지 못하는 외로움을 느꼈기에 아마도 그 샘물이 악용되지 않기를 더더욱 바란 것인지도 모른다. 트리갭의 샘물을 받은 위니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하는 마지막 순간은 위니의 선택이면서 곧 책을 읽는 독자의 선택인 것처럼 긴장감을 더하게 된다. 위니는 스스로 자연의 순리를 따르기로 하고 그렇게 인생을 살다가 위니의 무덤을 확인한 터크 가족의 뒷모습을 보면서 묘한 대립적 효과를 느끼게도 된다.

이 작품은 읽는 이로 하여금 인간의 생명에 대한 욕심을 바라보면서 그 이면에 정작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한번쯤 생각하게 한다. 누구나 오래 살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삶을 채워가는 순간순간이라는 사실. 우린 어떻게 하면 오래 살까보다는 어떻게 하면 제대로 살아가는 것일까에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