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에서 부란이 서란이가 왔어요 ㅣ 희망을 만드는 법 1
요란 슐츠.모니카 슐츠 지음, 황덕령 옮김 / 고래이야기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혈연보다 더 중요한 사랑, 가족을 이루는 또 하나의 힘]
"고아수출국 1위"
이 멍애는 참 오래도 우리 나라를 따라다닌다. 지금은 우리 나라에서 공개입양을 하는 등 입양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기는 하지만 혈연에 민감한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입양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
한동안 아이들과 입양에 대한 책을 골라 읽었다. 대부분 유아나 초저를 중심으로 한 그림책이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왜 그랬을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렸을 때부터 편견없는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싶다. 입양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구지 숨길 필요가 없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를 놓았던 부모까지 받아들이는 부분에 대해서도 인색하지 말라..는 등의 태도는 주로 서양 작가들에 의해 쓰여진 책에 나온다. 이 책은 한국의 입양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해서 과연 어떤 시각으로 풀어쓸까? 궁금증이 일었다.
책을 먼저 읽은 아이는 "엄마, 좀 슬퍼."라며 책을 건넸다. 과연 어떤 점이 아이의 마음을 슬프게 했을까? 한국에서 스웨덴으로 입양된 쌍둥이 자매 부란이와 서란이는 좋은 양부모 밑에서 행복한 생활을 한다. 물론 친부모를 찾아 한국에 오가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갈등이라는 측면과 슬픔이라는 측면이 부각되지 않는다. 부란이와 서란이를 중심으로 그들에게 일어난 일을 제법 담담하게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면서 다루어진다. 나중에 딸 아이에게 물어보니 부모 대신 다른 부모와 함께 산다는 점,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산다는 점이 불쌍했단다.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도 가장 큰 슬픔은 부모와 헤어졌다는 점인가 보다. 양부모에게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서도 말이다.
입양의 행복을 말하기 전에 전제된 슬픔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새로운 형태의 가정이 형성되면서 이들이 누리는 행복도 이제는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마음을 열고 바라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아마도 부란이와 서란이를 한국에서 입양한 어머니가 이 책을 썼던 이유는 바로 그런 점 때문이 아닐까? 부란이 서란이의 한국 가족과 친척을 만나러 올 때 양엄마가 들고온 선물이 바로 이 책이란다 .가족은 혈연이 아닌 사랑으로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음을 그녀는 한국의 모든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 주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