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아우 바람나비 2
이르멜라 벤드트 지음, 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 유혜자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카인과 아벨로 형상화한 평화를 향한 메시지]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어주고 다양한 체험 장소를 데리고 가면서 세상을 구경시켜 주는 부모들이 많다. 나 역시 아이에게 조금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자 하는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런데 아이들과 책을 함께 읽으면서 문든 정말 아이들에게 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될 때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우선 순위가 되는 공부 잘하는 아이를 바라는 건 아닌지..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혹시 잊고 있는 건 아닌지..

바로 세상과 사람을 향한 존중감을 갖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자라는 아이들에게 들려주어야 하는 최고의 소중한 이야기일 것이다. 아무리 지식이 많고 공부를 잘 한다 해도 사람들을 존중하지 못하면 자신의 그릇된 행동도 자각하지 못하는 단계에 까지 이르기도 한다. 지금 사회에서 그런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기에 아이들에게 더욱더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자 하는 마음이 든다.

[행복한 청소부]를 통해서 익숙한 그림으로 다가온 이 작품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성경 속에 나오는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빌어 철학적으로 형상화 해 낸 작품이다. 줄거리보다는 이미지와 느낌으로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책이 아닌가 싶다.

세상을 휘두르는 권력자들에 의해서 존재하던 전쟁. 권력자들은 자신의 권력을 놓치 않기 위해 전쟁을 숭상하기까지 한다. 전쟁은 모든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만 정작 자신은 누구인지 모른다. 어느날 자신의 앞에 나타난 또 하나의 자신을 만나게 된다. 바로 먼 과거의 자신..그를 통해 전쟁은 자신이 죽인 아우 아벨을 보게 되고 그로 인해 전쟁의 탄생이 바로 그 죽음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 누구인지도 모르고 전쟁을 하던 전쟁은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비로서 아벨이 깨어난다. 권력자들이 애타게 기다리던 전쟁이 나타나지 않자 모든 사람들은 전쟁의 장례식을 치루게 된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의 고통으로 몰아넣었던 무기를 불태우면서 말이다. 전쟁의 조문객으로 따르는 수많은 권력자들과 장군, 무기판매업자들, 그리고 그 뒤를 신나게 따르는 백성들..전쟁의 아우인 아벨은 이 사람들에게 전쟁의 죽음에 대해서 과연 무슨 이야기를 들려 줬을까?

책장을 넘기면서 섬뜩한 전쟁의 공포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죽음의 사자를 연상케 하는 전쟁의 암울한 분위기와 파괴되는 도시, 쓰러진 사람들과 전진하는 군인들..이런 모든 것이 소수의 이익과 권력을 탐하려는 자들에게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정말 끔직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책에서는 이런 전쟁이 결국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그로 인해 전쟁이 사라지는 세상을 비춰주고 있다. 아직까지도 곳곳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전쟁 속에서 고통받고 두려움에 떠는 수많은 아이들의 눈빛이 생각나게 하는 책이었다. 작가의 말대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사람들, 탐하던 권력 대신 나눔을 택할 수 있는 사람들이 나타나길 우린 얼마나 기다리는가...그렇기에 우린 자라는 아이들에게 머릿속만을 채울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사람들을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을 키워줘야 할 것이다. 그런 존중감만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다툼에서 우리의 미래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 읽으면서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다. 무게감이 있기기는 하지만 아이들에게 충분히 전쟁의 종식과 평화를 향한 메시지는 공유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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