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아느냐? 악인의 발버둥이 역사를 이끈다는 것을~

악인예찬 - 신숙옥이 제안하는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비결
신숙옥 지음, 서금석 옮김 / 푸른길 / 2008년 4월

[너는 아느냐? 악인의 발버둥이 역사를 이끈다는 것을~]

새빨간 표지로 악인을 예찬하겠다고 도도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이 책..처음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하고 많은 것 중에 왜 악인을 예찬한다고 하는가? 그것도 요즘 머리가 쑤시도록 사회적으로 많은 일들이 생기는 시점에 말이다. 그러나...악인을 예찬하기 전에 작가가 단 작은 문구를 놓쳐서는 안된다.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비결" 작가 신숙옥은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방법으로 묘한 악인예찬을 하고 있다. 악인?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그 악인일까?

들어가는 말부터 시원하게 가슴을 한대 후려치는 느낌을 받았다. 어라? 이 작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보통이 아닌걸? 맹목적으로 전투적이지도 않고 감성적이지도 않으면서 이유있게 도전적이고 객관적인 느낌에 전기마저 통했다고나 할까? 아마도 내가 갖지 못한 당당하고 적극적인 삶의 태도에 매료되고 있는 전조가 아닌지..

우선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그녀 개인에 대한 관심이 먼저 갔다. 일본에서 여자로 제일동포로, 약자들의 편에서 투쟁하면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녀는 그런 모든 일련의 행동을 악인의 발버둥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악인는 선인의 반대이고 발버둥은 처절하다 못해 약간은 굴욕적인 느낌도 갖고 있다. 그러나 신순옥은 현대 삶에서 악인은 선에 대한 반대 개념이 아닌 정체되고 안정적인 기득권에 대한 일련의 반항을 표현한 것이다. 부유한 자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는 가난한 자들. 일본인의 차별과 억압에 대항하는 재일동포들, 남성 중심의 차별화된 사회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여성들..그녀가 말하는 악인은 바로 이들이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악인이 맞는가? 누구에게는 악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인정하는 부류에 함께 고개를 끄덕일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기에 우리는 그녀가 말하는 악인의 대열에 서게 된다.

세상에서 악인으로 살면서 삶을 살아가기 위해 처절하게 발버둥치는 과정들을 엿보면서 발버둥은 민중의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드는 힘이 됨을 새삼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다. 신순옥, 세상을 향해 도도하게 반기를 들고 목소리를 높이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할 수 있다는 의지와 더불어 기운이 솟아나는 느낌이다. 강함과 의지가 바로 이런 설득력을 가지게 되는가 보다. 신순옥을 통해 시대를 보는 또 하나의 눈과 의지를 관철시키는 방법을 배워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