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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3 - 세계 제국이 등장하다 (900년~1500년) ㅣ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3
강미경 지음, 허구.김수현 그림 / 웅진주니어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한국사에 비해서 늘 상대적인 빈곤함을 느끼고 있던 세계사. 물론 어른들 대상의 책은 많이 나와있지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은 한국사에 비해 현저하게 적은 건 사실이다. 무엇보다 지은이를 살피면 외국사람이 지은 세계사 책을 그냥 번역해서 소개하는 것도 적잖은 걸로 알고 있다. 늘 느끼는 바이지만 누가 어떤 입장에서 기술하는가에 따라서 역사는 참으로 많은 변신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난 세계사 역시 강자와 승자의 입자에서 세계사를 기록하는 서양사람들의 시선이 아닌 우리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계사를 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런 면에서 웅진의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은 1권부터 지금까지 즐겨보는 책 중의 하나이다.
고대 국가의 형성에서 부터 차츰 범위가 넓어져서 이번 권에서는 세계 제국의 등장을 다루고 있다. 900년부터 1500년까지 과연 세계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표지에서 얼핏 눈치챌 수 있듯이 이번 권에서는 아무래도 세계역사상 가장 큰 정복국가를 형성했던 몽골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겠구나 싶었다.
2권의 비단길의 역사를 보면서 유목민과 상인들이 역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가를 절감했는데 이번 권에서는 유목민들의 삶이 정리된 마지막 페이지 연표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유목민들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 어디로 이동을 하는가에 따라서 새로운 국가가 형성되기도 하고 멸망되기도 한다. 이번에는 유목민으로 천대?받았던 몽골의 여러 부족이 하나의 국가로 형성되고 집결되는 과정에서 칭기즈칸의 힘을 엿볼 수 있기도 했다.
가장 궁금했던 몽골의 정복과정..과연 유럽의 국가들은 어떻게 해서 몽골의 유목민이었던 칭기즈칸에게 그렇게 쉽게 무너져갔는가? 몽골군의 무지막지한 용맹성 때문은 아닐까 지레짐작을 하기도 했지만 의외로 저자는 너무도 간단하게 그 이유를 드러낸다. 유럽 군인들은 갑옷을 두르고 기동성없이 움직이지만 그에 비해 몽골군을 아주 날렵한 복장을 하고 그만큰 기동성도 강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도자였던 칭기즈칸은 단순히 용맹성으로 군대를 이끈 것이 아니고 지도력도 강하고 전투를 위한 사전 정보 입수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다고 한다. 그래서 적에 대해서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무작정 전쟁을 하기보다는 타협의 기회를 주고 기다릴 줄도 알았던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나 역시 거대한 제국이 분열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내부적인 분열이 어디서든 제 1의 원인이 되듯 거대한 몽골제국이 분열되는 것도 마찬가지로 내부적인 분열이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 거대한 제국이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후손들이 너무도 힘없는 민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보면 역사의 변화는 참으로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웠던 세계사를 떠올리면 대개 유럽중심의 역사에 촛점을 맞추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시험을 대비해서 달달 외우기는 했었지만 유럽의 중세와 당시의 국왕과 교황의 대립, 유럽 국가의 전쟁과 여러 나라의 관계를 배운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또 한가지는 이런 유럽 중심의 세계사에서 시선을 더 넓혀 많인 드러나지 않았던 이슬람 문화와 주변 국가의 변화과정을 상세히 담고 있다는 점이다. 늘 궁금했던 종교적 분쟁지인 예루살렘은 이 책 속에서는 더 이상 유대인들의 성지가 아니었다. 자신의 것만 사수하던 유럽의 중세 문화와는 다르게 상업을 장려하고 외부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연구하고 발전시켰던 이슬람 문화의 눈부심은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결국 이슬람 세력이 전세계를 삼키고 있던 몽골에 의해서 약화되고 그 무대를 옮기게 되지만 말이다. 십자군 전쟁을 통해서 오히려 비잔티움과 이슬람의 발달된 문명을 감탄하는 유럽사람들의 모습이 기술된 부분이 묘한 쾌감을 주기까지 한다. 또한 유럽사람들이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통해 미개할 거라고 예상했던 아시아 문화의 발전된 모습을 알아가는 부분 역시 역사에서 상인들을 통해서 문물이나 소식이 전해지는 과정의 중요성도 다시 한번 발견하게 된다.
중세 유럽에서 종교적인 측면에서 더 확장되어 배움의 기초를 다지고 심화된 학문을 연구하고자 등장하게 되는 대학에 대한 이야기, 이슬람 문화가 인도로 이동하면서 인도의 또 다른 지도세력이 받아들이는 과정, 그리고 세계사에서는 너무도 늦게 태동하는 아메리카의 문화까지 엿볼 수 있다. 유럽인들이 인도를 찾아 가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되는 아메리카. 그곳에서 문화를 꽃피우고 있었던 아즈텍과 잉카의 사람들에 대한 정보는 그렇게 많지는 않다 .왜? 그렇게 발전된 문명을 가진 나라가 쉽게 멸망할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답을 얻을 때는 다소 허탈함도 느껴지지만 자연적인 현상이든 손쓸 수 없이 번지는 전염병이든 그래서 싸울 사람이 없어 너무도 쉽게 정복되어가든 그것 모두 사람들이 만들어낸 역사의 한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
지금의 국가명이 등장하기도 전 아주 먼 과거의 세계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우리가 살았던 과거가 어떻게 지금으로까지 연장되어지는지 그 뿌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에 이렇게 흥미로운가? 달달 외우기 전에 과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단순 암기의 무의미함 속에서 분명 탈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 역시 이 시리즈에 관심을 기울이고 기대를 걸게 되는 것 같다.
이번 책은 읽으면서 전작들보다 지도 자료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아쉬움만 제외한다면 이야기 흐름은 나무랄 데가 없다. 역시 이번 책에서도 딸린 부록 '역사 공부 길잡이 책'에서 주어진 문제와 유물자료로 다시 한 번 내용을 정리할 기회도 갖게 된다. 매번 느끼지만 역사 공부 길잡이가 제대로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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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공부 길잡이에는 지도 자료를 이용한 문제들이 적잖이 나온다. 그 가운데서 이번 책의 중심내요이었다고 할 수 있는 몽골의 세력을 넓히는 과정을 다시 한 번 지도로 그려 보았다.
또한 유목민들이 어떠한 역사적 흐름을 가지고 있었는가 연표로 기록하면서 다시 한 번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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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그리고 살피니 정말 몽골의 세력은 엄청났음을 실감한다. 칭기즈칸을 비롯해 바투와 쿠빌라이까지 그들이 넓혀가는 세력..지금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몽골의 자취가 역사의 아이러니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이번 책에서 소개된 900년에서 1500년의 역사를 아시아와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로 정리하면서 내용을 다시 한 번 숙지해 본다. 역시 유럽과 아시아의 변화무쌍한 역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반면 너무도 늦게 세계사 속에 등장하는 아메리카 역사. 몇줄 적을 것 없이 1200년대에 잉카의 태동을 시작으로 아메리카의 역사가 시작됨을 알 수 있다.
아직 아이가 어려서 세계사를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아이는 역사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주문을 너무도 쉽게 한다. 그러면 약간의 부끄러움을 갖고 아이에게 고백할 수밖에 없다.
"엄마도 공부를 해서 더 잘 알아야 네게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이다.
시대별로 역사적 흐름을 짚어주는 건 책을 펴놓고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 그 흐름이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 제대로 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없을 것 같아서이다. 이번 기회에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을 통해서 세계사 흐름을 제대로 잡아봐야겠다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