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짚문화 우리 문화 그림책 13
백남원 글.그림 / 사계절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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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얻고 자연으로 되돌리는 조상의 지혜]

편리함은 누리는 만큼 과거로 되돌리기 힘들어지는 것 같다. 내가 누리는 편리함만큼 병들어가는 환경을 인지하면서도 사람들은 지금까지 누리고 있던 편리함에서 쉽게 손을 놓지 못한다. 그것이 우리가 짊어지고 해결해 나가야 하는 짐이 된다는 걸 알면서 느리게, 그리고 순박하게 자연과 함께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삶의 지혜를 담긴 책 한 권을 만났다. 자연에서 나고 자라 자연에서 필요한 만큼 얻고 다시 자연으로 되돌리는 것,,그런 삶의 지혜가 바로 짚을 사용한 문화 속에서도 찾을 수 있다.

사계절의 우리문화 그림책은 그림 자체가 주는 잔잔한 감동과 친근한 이미지때문에 가까이 하게 되는 시리즈이다. 이번에는 할아버지의 쭈글쭈글한 손으로 새끼를 꼬아 손녀를 위해 짚신 하나를 완성해 가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좌측에는 할아버지가 짚신을 만들어가는 한 단계씩을 구경하고 오른쪽에서는 짚을 다루던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들을 수 있다.

수채화톤의 부드럽고 섬세한 그림이 주는 효과도 대단하지만 줄글을 읽다보면 '자연에서 필요한만큼 얻도 자연으로 다시 되돌린다는' 그 말에 너무도 흔했던 짚이 그들에게는 삶의 재료였으며 살아가는 태도를 엿볼 수 있는 귀한 자료임을 깨닫게 된다.지금 사람들은 편리해지는 만큼 미래의 자녀들에게 안길 짐을 떠맡기도 사는데 그에 비하면 과거의 조상들은 참으로 현명하게 삶을 살았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너무도 흔한 짚이지만 흔하기에 그걸 이용할 줄 알았고 다양하게 활용할 줄 알았던 조상들의 생활문화를 정겹게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책장을 덮으면 이제는 손녀가 열심히 짚을 꼬아 무언가를 만드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아이는 과연 무엇을 만드는 걸까? 사라져가는 전통문화도 이 새끼 한 땀 속에 함께 꼬아져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졌으면 하는 작가의 바람이 담긴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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