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쟁이 나나 모두가 친구 10
치엔 인 지음, 임지영 옮김 / 고래이야기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모방을 통해 정체성을 찾으면 성장하는 아이들]

요즘 심심잖게 중국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대하는 것 같다. 아이들 동화책부터 그림책까지 정말 다양하다. 정서적으로 비슷하다는 이유로 일본 작가의 작품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같은 동양계의 중국 작가들의 작품은 새로움과 기대를 갖게 하는 것 같다. 비슷하면서도 분명 우리와는 다른 정서가 녹아있는 것 같기는 하다.

중국사람들이 너무도 좋아한다는 빨간색의 강렬한 색을 바탕으로  귀여운 소녀의 모습을 담은 표지. 따라쟁이라고 불리는 나나, 구지 읽어보지 않더라도 대충 어떤 내용인지는 짐작을 할 수는 있다. 막상 따라쟁이 나나를 읽어보면 한참 모방하기를 좋아하는 아이의 이야기만 담은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나아가 자기만의 놀이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용까지 담고 있음에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집안에서 맏이였던 나는 줄줄이 셋이나 있는 동생들에게는 늘 따라할 대상이었던 것 같다. 물론 잘하든 못하든 동생들의 눈에는 누나가 하는 모든 것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할게다. 따라쟁이 나나 역시 자신의 언니가 하는 모든 것을 모방한다 .단지 멋져 보인다는 이유 외에도 뭐든지 잘하는 것 같은 언니처럼 되고 싶은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따라한다는 것은 똑같이 답습한다는 것과 같을 수 있다. 그렇지만 따라하더라도 스스로 하느냐 보조적으로 하느냐고 또 하나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 나나가 언니를 흉내내서 팬케이크를 만들어 보지만 스스로 했다는 점에서 주위의 어른들은 나나의 기를 살려준다.

그런 하나의 경험이 나나를 스스로 서게 하는 것 같다. 언니를 따라하는 따라쟁이가 되는 대신 자신만의 놀이를 개발해내고 즐거워하는 자신감이 생겼다고나 할까? 마지막에 옆집을 이사온 어린 아이를 보면서 따라쟁이 실력으로 쌓은 그동안의 노하우를 발휘하려는 장면을 보면서 웃음짓게 된다. 아이들은 모두 모방을 통해서 한층 성장하는 것 같다. 남만 따라해도 문제지만 모방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일련의 작은 과정들을 반복한다면 그 또한 성장의 한 중요한 과정이 됨은 누구나 동조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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