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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하겠습니다
군 구미코 지음, 쓰치다 노부코 그림, 김경화 옮김 / 푸른길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작은 세상을 통해 보는 큰 세상]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로보는 세계를 경험할 줄 아는 어른들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인 것 같다. 조금은 억지?일지도 모르겠지만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아이들과 읽으면서 그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동심을 느끼면서 온몸이 간질거리는 행복감을 맛볼 때가 많다. 그건 매마른 어른이 찾을 수 있는 생의 행복!분명하다^^
1학년 1반 아이들의 아침 발표 시간은 정말 특별하다. 그도 그럴 것이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특별한 것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기 때문이다. 저마다 간직한 소중한 것들을 들고 와서 아이들 앞에 내놓고 "발표하겠습니다"라고 말하면 아이들은 동그란 눈을 반짝이며 이번에는 뭐가 나올까 잔뜩 기대한다. 고양이 수염, 길게 꼬인 막대기, 별 모양 모래, 반짝거리는 흙덩이.. 아이들의 보물은 참으로 다양하다. 이런 것을 자랑하면서 발표하는 아이나 그걸 신기하게 바라보는 아이들 모두 너무도 사랑스럽다. 이 가운데 더욱더 특별한 것을 발표하는 아이가 있으니 바로 하키다.
둥글 넓쩍한 얼굴에 양갈래로 땋을 머리가 영락없는 우리 딸의 어릴 적 모습하고 같다. 그 모습을 보고 키득이며 하키가 발표하게 되는 것은 과연 무얼까 궁금해졌다. 남보다 특별한 것을 찾던 하키는 요네타의 관찰상자에서 신기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요네타의 커다란 돋보기를 갖다 대면 작던 도마뱀이 아주 커다란 공룡처럼 보인다는 것을 알고는 무척 신기해 한다. 돋보기를 통해서 보면 작고 하찮던 것이 너무도 크고 신기한 다른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 두 아이는 여기저기 돋보기를 대보면서 자신들의 눈에 비친 새로운 세계를 맘껏 즐긴다. 그리고 아이들 앞에 선 하키는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한다.
"발표하겠습니다~"
과연 하키의 발표는 아이들의 관심을 사로잡았을까? 물론 두 말할 필요 없다. 아이들은 아이들이 더 잘 알아보는 법. 모든 아이들은 하키와 요네타마냥 돋보기로 보는 새로운 세상에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만끽하게 된다. 아이들과 더불어 큰 세상을 너머 작은 세상의 놀라움을 함께 발견한 나역시 즐거움을 느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