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을 쫓는 아이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이미선 옮김 / 열림원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아프가니스탄의 또 하나의 삶을 들여다보다]

가만 살펴보면 내가 읽는 책들도 참 편중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책을 찾기 보다는 간단한 검색을 통해서 요즘 뜨는 책들을 눈여겨 보다가 이내 그 가운데 하나를 택하게 되니 말이다. 그러니 국내에 소개되는 작품들 가운데 유독 영미권이니 일본에만 편중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빈라덴과 미국의 9.11테러 사건 이후로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는 이슬람과 그 문화에 대한 관심때문인지 최초의 아프가니스탄인이 쓴 영문소설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갔다. 성장 소설? 간단히 치부해 버릴 수도 있었지만 실제로 이 책을 읽은 후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이슬람 문화와 그  가운데 사람들의 인종갈등, 국제적으로 이들이 받는 소외감이 한꺼번에 큰 물결이 되어 밀려오는 느낌이었다.

작가인 할레드 호시이나는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에서 태어나 15세가 되는 해 미국에 정착하기까지 아프가니스탄의 문화와 생활을 충분히 익힐 수 있었다. 그랬기에 지금 미국에서 생활하고 영문으로 글을 쓰지만 그의 작품 속에는 아프가니스탄의 문화와 생활, 그들에 대한 아픔과 사랑이 녹아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 아미르의 성장을 따라간다. 아미르는 자신의 집에 하인으로 있는 하산과 어린시절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죽음이나 도망이든 둘은 모두 어머니를 잃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엄격한 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는 아미르의 외로운은 하산을 통해 해소되지만 둘을 친구이면서도 주인과 하인의 관계이고 또한 지배하는 수니파와 학대받는 시아파의 사람이었다. 결국 그들의 우정은 수니파이자 시아파인 하자라인을 벌레취급하는 아세프에 의해 깨어지고 만다. 아세프는 아미르와 하산이 함께 하는 것을 늘 못마땅하게 여기고 연싸움 경기를 하던 날 아미르를 위해 파란연을 쫓아가던 하산을 궁지로 몰아 성폭행을 하고야 만다. 그리고 그런 광경을 보면서도 골목에서 숨죽이고 회피하고야 마는 아미르..둘의 관계는 그때부터 틀러진다. 더 이상 하산을 볼 수 없었던 아미르는 하산을 집에서 내쫓고 이후 수많은 변화가 아프가니스탄을 덥치고 아버지와 아미르는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다. 

그러나..어린 시절 자신을 위해서 연을 쫓아서 달리던 하산처럼 아미르도 하산을 위해 연을 쫓을 일이 생긴다. 바로 어렸을 때 정신적인 버팀목이었던 칸으로부터 자신과 하산이 배다른 형제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찾은 아미르는 아세프로부터 학대받는 하산의 아들 소랍을 미국으로 데리고 오고 그가 날린 연을 기꺼이 잡으러 가는 또  하나의 긴 인연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작품을 읽는 내내 가슴 한 구석이 아파왔다 . 종교와 인종이 무엇인지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전쟁은 이 둘에 기인한다. 이슬람에서 소수를 차지하는 시아파인 하자라인들은 다수인 수니파의 파쉬툰인에 의해서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 작품 곳곳에 묘사된다. 인종청소라는 명분하에 제거되는 수많은 하자라인..하산을 강간하면서도 "이건 사람이 아니라 단지 하자라인일 뿐이야"라고 말하는 그의 말속에는 이미 하자라인은 인간으로써의 존엄성을 찾을 수 없었다. 과연 무엇이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시킬 수  있을 만큰 중요하단말인가. 비참한 내분이지만 그 가운에 끼어드는 소련과 미국의 강대국의 침략은 아프가니스탄인들을 또 한 번 죽이는 샘이었다.

연을 쫓는 아이에서의 두 소년은 아미르와 하산이리라. 서로 어깨에 손을 얹고 고개를 숙이고 걷는 그들의 모습이 슬퍼보이지만 그래도 이들에게 희망이 살아있는 것은 바로 연을 쫓는 마음이 이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하산을 회피했던 아미르가 결국 그의 숨어있던 죄의식을 표면으로 드러내고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세대를 이어 연을 잡듯 이들의 삶이 화해와 용서로 화합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었으리라..지구상에 모든 사람이 인간으로 존엄받는 세상이 된다면 그것은 꿈꾸는 유토피아일 뿐일까? 인간 내부에 자리한 양심을 들추어낸다면 우리도 반드시 그런 세상을 만들수는 있지 않을까 ?그래도 꿈꾸어 본다.그것이 희망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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