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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와 나 ㅣ 미래아이문고 3
게리 폴슨 지음, 최지현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자유로운 동심을 담은 한 여름 밤의 꿈같은 경험]
외국 작품의 경우 여름 휴가동안 벌어지는 일을 다룬 동화가 상당수 되는 것 같다. 사실 우리 나라의 경우 특별하다고 할만한 여름 휴가를 즐기는 편이 아니기에 해변가나 별장, 혹은 농장에서 여름날은 보내는 내용의 영화나 책을 보면 그래서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가 보다. 이 여름이라는 기간은 휴식을 담으면서도 색다른 경험을 창출해 내는 기간이기도 하면서 그런 경험을 통해서 아이들은 성장을 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이 동화의 주인공인 나도 알코올 중독자인 부모에게서 잠시 떨어져 있게 된 삼촌댁 시골이 바로 여름날의 새로운 추억과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특별한 기간으로 주어진다. 표지에 등장하는 저 개구쟁이 녀석은 누구일까? 조금만 책을 읽다보면 이 소년이 누구인지는 금방 알아챌 수 있다. 바로 자유분방한 개구쟁이 해리스..나는 해리스를 보고 너무도 자유로운 모습에 생소함을 느끼지만 그만의 자유에 금방 동참하게 된다.
가정으로부터 외로움을 느끼던 한 소년이 집과 떨어진 자연의 공간, 그 곳에서 한 여름을 멋진 친구들과 생활하게 되는 이야기는 읽는 그 자체만으로 그들의 개구지고 순수한 생활에 금방 동하게 만든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보면 개구쟁이 톰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해리스와 소년들이 하고 다니는 일련의 에피스드를 읽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지만 역시 아이들에게든 어른에게는 이별에 의연하기란 어려운가 보다. 내가 다시 떠나는 날 눈물 범벅이 되어서 작별인사를 하는 해리스와 친구들간의 대화에는 코끝이 찡해지기도 하니 말이다. 마지막 글레니스의 대필로 나에게 쓴 해리스의 편지를 읽으면서 이들이 겪었던 여름날의 추억이 새록새록 되살아 난다.
"안녕, 이 바보다. 어서 네 집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소년은 과연 마음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1년 뒤 시간이 흐른 다음에 다시 해리스를 찾아도 약간의 서먹함을 뒤로 하고 그들을 냅다 언덕을 달음박질 친다음 이내 큰 소리를 웃어재낄 것 같다.
섬세한 묘사와 소년들의 활기차고 순수한 이야기에 마음 따뜻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쉴틈없는 하루 일과 속에서 생활하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잊지 못한 여름날의 추억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