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코 고는 소리 미래아이문고 4
폴 바콜로 은고이, 오희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기발한 상상을 통해 엿보는 콩고 아이 이야기]

사실 너무도 낯선 나라의 낯선 작가의 작품이다. 사실 우리가 익숙한 외국 작품은 정서적으로 가장 친근한 일본작품, 그리고 판타지가 압권을 이루는 영국과 미국 작품이 가장 익숙하다. 아직까지 아프리카 작가의 작품을 읽어 본 아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거라고 생각된다.

눈코입이 달린 커다란 바나나를 껴안고 장난치듯 매달린 흑인 아이가 그려진 표지. 모든 것이 바나나를 연상케 하는 여한 노란 빛과 바나나 나무, 그 뒤에는 수많은 흙이 노동자들..조금은 환한 빛깔의 이 책이 이들은 낯설지 않게 하는 걸까? 아이에게 이 책을 내밀었을 때 첫 반응이 그래도 재미난 내용일 것 같다고 했다. 표지 자체로 밝고 기발한 이야기가 전개 될 거라는 생각을 갖게 했는가 보다.

사실 그랬다. 콩고 출신의 작가는 말하는 바나나를 등장시켜 학교 대신 바나나 농장으로 일하러 다녀야만 하는 열두 살 소년 푸르미의 이야기를 무겁지 않게 들려주고자 했다. 대부분의 콩고 아이들이 생계를 위해 학교 대신 바나나 농장으로 일하러 다녀야 한다는 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서 세심하게 생각할 기회를 얻었다. 삶이 넉넉하지 못한 아프리카나 동남아 쪽의 많은 아이들은 배움터 대신 일터로 향하는구나..바나나 농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푸르미의 가방 속에 말하는 바나나 하나를 불쑥 넣어버린 작가의 의도는 무엇일까? 그는 말하는 바나나를 통해서 콩고 아이들이 생계를 위해서 많이 가서 일하는 바나나 농장의 바나나를 좀 더 친근한 소재로 삼고자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바나나를 통해서 살짝이나마 콩고의 실정을 이야기 해 주고 싶었을 것이다. 마지막은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아가는 콩고인들의 순수성을 말하는 바나나와 대화하는 푸르미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꿈처럼 흘러간 말하는 바나나와의 며칠을 보낸 푸르미는 없어진 바나나를 찾을 길 없어 애타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선뜻 말하지는 못한다. 아이의 터무니 없는 상상력이라고 무시당하지는 않을까 혹은 바나나 도둑으로 오해받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그렇지만 말하는 바나나 친구를 찾고 싶은 열망에 아마도 엄마에게 sos를 치지는 않았을까 싶다. 자던 중에 장터로 나온 바나나는 그곳에서 푸르미를 애타게 기다리다가 이내 활기찬 시장의 모습에 마음을 빼앗기는데...이런 결말이 코믹하고 유쾌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말하는 바나나와 콩고 소년의 짧은 우정의 나날을 엿보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색다른 문화와 기발한 발상을 접하는 또 하나의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 난 우선 아이가 이 책을 보기 전에 콩코가 아프리카의 어디에 위치한지부터 알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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