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책을 조금 보다보면 박영규라는 이름 석자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게다. 실은 박영규님의 이름을 알게된 것은 아이들 역사책을 읽으면서였다. 왕조별로 정리된 책자나 혹은 시대별로 정리된 왕조사 등을 많이 봐왔다. 이번에는 시대를 뛰어넘어 단 한 명의 왕을 다룬 실록이라고 하니 분명 차별은 있다. 저자는 조선왕조실록이나 고려왕조실록처럼 시대 실록이 아니라 한 명의 왕을 다룬 한권의 책을 내면서 오히려 조선왕조 실록에서 세종대왕부분이 차지하는 분량이 너무 많아서 한 권에 담기 힘들었음을 말한다 .그만큰 조선사에 있어서 세종은 분명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왕임에는 틀림없는가보다. 출간되는 책이 모두 시대의 흐름을 타는건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모양새이다. 요즘 한창 절찬리에 방송되는 정조와 세종을 둘러싼 여러 책이 나왔는데 두 왕을 비교하는 부분에서 참으로 다양한 시각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은 그런 비교가 아니라 단지 세종에게만 국한하고 세종을 도와서 여러 업적을 남기는데 큰 자리를 차지했던 인물들..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정리된 세종실록을 본문에서 만남에 주목해야겠다. 태종이 마련한 강한 왕권 위에 세종이 다양한 방면의 업적을 세울 수 있었던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이미 알고 있듯이 세종은 장자가 아닌 3째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태종이 맏이가 아니면서 왕좌를 꿰찰 수 있었던 과정에서 이미 수많은 피를 봐야 했음을 알기에 세종이 왕위에 앉기까지 순탄하지만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재량을 가진 아들이라 하더라도 흐름과 원칙을 거스른다는 것은 태종에게도 쉽지 않았으리라..우린 책 속에서 양녕과 태종, 그리고 충녕의 팽팽한 긴장감을 엿볼 수 있다. 물론 저자는 전적으로 양녕이 아닌 충녕의 편에서 이야기하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지만 일반적인 사료의 기록에 의존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여하튼 양녕의 폐세자 되는 과정을 요즘에 하는 드라마와 오버랩되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그런 과정에서 세종이 왕위에 올랐을 때는 이미 정종과 태종이 존재했기에 한 나라에 세 명이 한 궁궐안에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갸웃거리게도 된다. 태종의 밑에서 숨죽이면서 보낸 3년의 왕좌생활을 마감하고 본격적으로 세종이 왕으로 정치를 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천리마에게 날개를 달아준 듯 일사천리로 많은 일들이 실행되기 시작한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가 가히 궁금하게 여길 중요한 인물들은 이 책의 3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난 처음 이 책을 읽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재미에 푹 빠졌집만 실은 1부와 3부는 이미 다른 책에 실었던 내용이고 실상 이 책의 새로운 부분은 세종실록인 2장이라니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보강?이라기 보다는 기존 책에 살을 붙여서 다시 낸 느낌도 지울 수는 없다. 그러나 입담이 좋은 저명한 역사전문 필자의 책을 읽어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다른 시대별 책에도 슬슬 관심이 가고 세종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충분한 자료만 있다면 정조나 영조, 늘 문제시되고 있는 연산이나 광해군의 이야기도 이런 상세한 책으로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위대한 세종 시대의 흐름을 한 권으로 파악한다? 분명 맞는 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