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노동자의 벗 이재유 우리시대의 인물이야기 9
안재성 지음, 장선환 그림 / 사계절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다시 찾은 그의 가치에 감사하며...]

역사를 조명할 때 참으로 민감한 사항들이 많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 수록 그 민감함의 정도는 낮아지지만 근대사를 조명할 때는 현존하는 인물이나 혹은 지금까지 이어진 수많은 사람들과 이념때문에 그 판단이 조심스러운 경우가 많다. 일제강점기의 항일운동가라고만 말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이재유.. 그의 이름이 참으로 낯설다. 그런 이유가 항일시대의 사회주의적 노동운동가였기 때문이라니 마음 한 구석이 저려오면서도 2006년 8월 15일 뒤늦게나마 그의 명예가 회복되고 항일시대의 노동운동가로써 다시 찾은 그의 가치에 감사하게 된다.

항일시대의 우리가 알고있는 운동가들은 대부분 민족지향의 운동가가 대부분이다. 내 짧은 소견으로는 특정계층을 위해서 운동을 했던 사람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없는 것 같다. 그만큼 내가 닫힌 시각으로 한정된 역사를 봐왔는지도 모르겠다. 이재유..정말 익숙하지 않은 항일운동가의 삶을 뒤돌아보면서 그의 항일 운동은 분명 기존의 항일운동가들과는 다른 면모를 가졌음을 알 수 있었다.

민족최대의 수치라 할 수 있는 일사늑약이 체결되던 해에 태어난 이재유는 배움의 길로 들어서면서 가진 것이 없는 계층에 늘 관심을 갖고 있었다. 물론 소작농이나 다른 많은 계층도 있었겠지만 유독 노동자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일본이 우리 나라를 침략하게 된 그 속사정을 바로 산업화의 단계에서 찾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일본은 조선을 점령하자 바로 동양척식주식회사를 비롯하여 저임금으로 노동력을 착취하여 자신들의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발판을 한반도에서 마련하고자 했다. 공장 시설이 무자비로 들어서는 것이나 혹은 저임금의 노동력을 무자비로 착취하기는 식민지가 그만이었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유는 경성보고를 거쳐 끊임없는 운동을 하면서 경성트로이카를 결성하는 주축이 된다. 그렇게해서 노동자들의 노동운동을 이끌고 조선어를 가르치는 다방면의 활동을 한다.

일본경찰의 비좁은 포위망속에서 늘 자신을 숨기고 체포와 탈출을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노동운동을 전개해 왔다. 그 가운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으나 결국은 헤어지고 그의 자식마저 일제의 탄압에 기형아로 출산되고 얼마 살지 못하는 비운의 소식을 접하는 과정이 정말 가슴메인다. 그가 만난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서도 양심을 가지고 있는 일본인들과의 만남이 인상적이었다. 금방 잡히기는 했지만 감옥에서 그의 탈출을 묵인했던 사람이나 혹은 한 달여 마루바닥 밑에 굴을 파서 그를 숨겨주고 보호해 주었던 일본인 교수..그런 양심있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인류의 역사는 지속되는게 아닌가도 싶다.

해방을 맞지 못하고 결국 감옥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이재유..그것보다도 사회주의자라는 오명아닌 오명으로 항일운동을 하고도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그늘속의 이재유의 삶이 겨우 2년 전인 2006년에야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다행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갖게 한다.처음 접했던 우리시대 인물이야기..앞으로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접하고 싶은 인물이야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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