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다케타즈 미노루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자연의 장관 앞에 눈물이..]

양장본인 책은 지하철 안에서 잘 펼치지 않는 편이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책 읽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지만 이 책은 얼른 보고싶은 마음에 두꺼운 두께와 양장표지임에도 불구하고 가방 한 자리를 내주고 아침저녁을 함께 했다. 책을 펼쳐들면 탄성이 절로 나올 만한 자연의 사진에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정말 즐독한 책이다. 본래 자연을 담은 책을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글과 사진이 조화를 이룬 책을 만나면 역시 감동은 두 배가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시야를 사로잡는 자연의 사진이다. 작고 올망졸망한 사진 대신 커다랗고 시원하며 잘 보기 힘든 사진이 너무도 많아서 그냥 책장을 휘리릭 넘기면서도 탄성을 절로 내뱉게 된다. 그리고 나서 글을 읽기 시작하면 숲 속 수의사의 자연사랑하는 마음과 자연에 순응하는 생활에 가슴이 뭉클해진다.

처음에는 붉은 여우를 조사하다가 이내 자연에 매료되고 그 자연의 일부인 동물들을 보호하고 재활하는데 숲 속 수의사로 자처하고 나선 저자의 자연일기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다. 문명의 혜택에서 벗어나면 찾아드는 불편함.그러나 그 불편함에 익숙해지면 이내 자연의 소리가 들리고 이내 자연과 한 몸이 되는구나 싶다.

겨울의 찬 기운을 뚫고 가장 먼저 봄 소식을 알린다는 복수초를 보고 북쪽 하늘을 가로질러 가는 백조 떼를 보고 우거진 수풀 속에서 나오는 곰을 만날 수 있는 것도 그가 자연에 속해있기 때문이리라. 우리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잘 다듬어진 논밭을 연상할 만큰 정갈하게 자리잡은 인공 방풍림의 방대함과 겨울 눈밭에서 짝을 찾아 헤메는 붉은 여우를 볼 수 있는 곳은 일본 열도의 자연이 새삼 부럽게도 느껴졌다. 우리 나라에도 이못지 않은 곳이 분명 있으련만 모두가 도시로 나와 그 아름다움마저 담아내는 이가 없는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들기도 했다.

4월 봄부터 시작해서 다음 해 3월까지 한 해 동안의 숲 속 자연의 변화를 저자의 일상과 동물을 만나고 자연을 접하면서 벌어지는 소소한 삶을 통해 들려주는 한 편의 자연 에세이 드라마같은 작품이다 . 시쓰는 농부를 자처한다는 어떤 사람의 글을 보면서 조금은 고개를 꺄웃거렸는데 이 책의 저자를 보니 자연과 함께 하면 누구나 글을 쓰고싶어지는 사람이 되겠구나 싶다. 그것이 자연으로 동화된 마음을 담아내고 싶어하는 가장 원초적인 모습일 수도 있겠구나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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