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시소 동화 보물창고 19
안도 미키에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이영림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마음을 울리는 사춘기 소녀의 감성]

출퇴근 만원 지하철을 타면서도 항상 즐거운 이유 중의 하나는 좁은 틈에서도 살짝 펼치고 보는 책읽는 즐거움때문이다. 출퇴근 만원 지하철을 타면서도 항상 즐거운 이유 중의 하나는 좁은 틈에서도 살짝 펼치고 보는 책읽는 즐거움때문이다. 대부분 내 아이가 주로 읽게 되는 책을 보지만 좋은 책을 만나는 건 어른 책이나 아이 책 구분이 없기에 늘 당당하게 아이들 책을 펼쳐든다.

[하늘의 시소]라는 책은 책의 표지 색깔이 유난히 마음에 들었다. 살구빛인듯 하면서도 갈색 느낌도 나는 표지색. 책을 읽고 나니 사춘기 소녀의 마음을 이 색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어린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른도 아니고 중간자의 입장에서 성장하면서 고민하는 사춘기 아이들말이다.

[하늘의 시소]는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 미오를 주인공으로 한 연작 동화집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야기의 주인공인 미오와 주변인물을 만나되 각 작품마다 마치 다른 동화같은  느낌을 받았는가 보다 .전체적으로는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소녀의 성장과 감성을 다룬 것이겠지만 말이다. 책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그렇게 작품마다의 하나하나의 다른 이야기를 만나는 것이 무척 즐거웠다. 

우리가 자랄 때만 해도 사춘기라고 하면 중학생이 되어야 어울릴 말이었지만 지금 아이들은 워낙 빨라서 초등 3학년 정도만 되어도 무척 예민해지고 사춘기 초기에 들어서는 것같다. 책을 보면서 내가 겪은 사춘기 때의 예민한 감성을 다시 찾는다는 것이 조금은 가슴 떨리는 기쁨이 되었다. 알게 모르게 누구보다도 미웠던 동생에 대한 감정. 그리고 답답하게만 느껴지고 반항하고 싶었던 기성세대에 대한 감정.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친구나 동경하는 언니를 통해서 아픔을 서로 나누고 싶었던 마음까지 말이다..정답은 없지만 모두가 그런 감수성 예민했던 때를 보내기에 지금은 너무도 무디어진 감각이지만 그래서 마음 저 구석에 있는 낡은 그 감성을 찾을 수는 있다.

도시마귀로 불리는 할머니 집가 궁금해서 다시 찾아가는 미오의 행동이나 혹은 귀여워했던 어린 형제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마음 아파하는 모습,  예기치 않게 친구의 집을 따라갔다가 자존심을 상하게 한 미안한 마음을 가누지 못해하는 모습, 옳지 않은 줄 알지만 왠지 물러서고 싶지 않은 오만함으로 친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자신의 상처를 다시 상처받은 사람에게서 치유받으면서 성장하는 모습, 작은 것 하나에도 의미를 붙이면서 동생의 쾌유를 빌면서 털게를 바다로 보내주는 모습...그런 미유의 모습은 바로 예전의 나의 모습이었고 앞으로 내 아이가 겪게 될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사춘기를 겪으면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만나면 늘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책도 북쩍이는 지하철 안에서 읽으면서도 미오가 하나씩 마음으로 뭔가를 느끼고 성장할 때마다 그 마음이 30이 훌쩍 넘은 내게도 짠~하게 전달되어 눈시울이 시큰 거리기도 했다. 조금은 주책일 지도 모르지만 이런 내가 싫지는 않았다. 아직도 마음이 콘크리트 바닥처럼 딱딱하게 굳어있지는 않은거구나~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난 늘 마음을 울리는 사춘기 아이들의 감성을 전해받게 되면 나 역시 그 때의 사춘기 소녀가 되고 나의 아이를 다시 한 번 바라보고 이해할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는가 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