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가문의 수치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9
아르노 카트린 지음, 한지선 그림, 김주경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철부지 마르탱의 풋풋한 사랑이야기]

내년이면 11살이 되는 딸아이가 있다. 아들녀석과는 달리 딸아이는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아주 예민한 편이다. 3학년인 지금 조금은 사춘기 기운을 비치면서 이성에 대한 관심도 늘어가는 것 같다. 이 책에 대한 정보없이 처음에 제목에 이끌려서 아이가 책을 먼저 읽기 시작했다. '가문의 수치?' 얼마 전에 유행하던 영화 제목과 비슷하다고 하면서 유쾌한 코믹 이야기를 생각했나 보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아이의 표정이 어딘지 심상치 않았다. 하하~웃기 보다는 뭔가 들킬까 말까하는 감정을 담아서 책장을 넘기는 듯한 분위기였다. 나중에 아이가 다 읽은 후에 내가 책을 읽고야 딸아이의 그 표정과 분위기가 어떤 의미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가문의 수치]는 개구쟁이 11살 소년의 유쾌하고 풋풋한 첫사랑이야기이다. 그것도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을 하면서 말이다. 요즘 아이들은 자신을 드러내는데 익숙한 편이다. 분명 우리 때와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좋아하는 친구가 있으면 "난 네가 좋아"라는 말하고 커플링을 같이 끼는 아이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 속의 주인공 마트탱을 첫사랑 앞에서는 개구질 수 없는 풋풋한 떨림을 가지고 있다.

11살이 되도록 사랑 한 번 못해 본 마르탱은 스스로를 가문의 수치라고 생각한다. 결혼하지 못한 삼촌을 브라질로 쫓겨났고(실은 케나다에 산다) 자신도 사랑 한 번 못하고 결혼도 못하면 결국 브라질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상을 할 때 원주민에 의해서 꽁꽁 묶여서 가는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는 삽화는 11살 소년의 공상에 더욱 코믹한 웃음을 더하게 한다. 아무도 자신에게 뭐라하지 않지만 스스로 사랑할 상대를 찾는 마르탱..그러나 사랑은 준비 시작한다고 생기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바로 그 순간에 얼토당토 않게 삼총사 친구 가운데 한 명인 선머스같은 루이즈가 눈에 들어오고야 만다. 루이즈를 보면 두근두근..그 떨림은 제어가 안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삼총사 중의 한 명이 오델리앙이라니..

루이즈에게도 오델리앙에게도 고백하지 못한 마르탱은 브라질로 추방되었다고만 ^^생각했던 캐나다의 삼촌에게로 이 주간의 여행을 떠난다. 오델리앙과 함께. 그곳에서 오델리앙은 루이즈에게는 부치지 못하는 고백의 편지를 써서 병에 담아 바다에 띄운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결말이다.

딸아이에게 물으니 과연 마르탱이 루이즈에게 고백을 할까말까가 가장 긴장되고 궁금했던 부분이라고 한다. 특히 루이즈를 만나서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자신이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는 부분은 마치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친구에게 고백을 하는 느낌까지 들었다는데..^^ 실은 1학기가 끝날 무렵 딸아이에게도 좋아하는 남자친구가 생겼다. 이사를 하고 전학을 고려할 무렵 아이가 자신은 전할을 갈 수 없다고 한다. 이유인 즉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생겼다고 한다. 그 아이를 보면 가슴이 울렁거리고 두근거리는데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나? 그 아이를 보기 위해서라도 약간의 불편을 무릅쓰고 조금 멀어진 학교를 계속 다니겠다고 한다.

우리 딸아이도 마르탱처럼 풋사랑의 고민을 시작한 것이다. 어른들의 사랑타령과는 달리 아이들은 사랑한다 혹은 좋아한다고 말하는 아이와 좀더 친해지기를 바란다. 지금은 어땠는지 난 간혹 아이의 일기장에서 몰래몰래 확인할 뿐이다. 10살 딸아이의 풋사랑도 마르탱처럼 고백없이 자신만의 비밀처럼 비밀 일기장에 몰래 간직되었다는 사실을 알 뿐이다.

사랑을 하지 않아서 자신을 가문의 수치라고 여기는 개구쟁이 소년 마르탱. 그 마르탱처럼 풋풋한첫사랑의 고민을 하지 않을 아이들이 어디있겠는가? 고백을 해서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 최선이 아닌것만큼은 마르탱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서 충분히 배우지 않았을까 싶다. 이 주간의 여행을 통해서 한층 성숙되었을 마르탱을 생각하면서 우리 딸 아이도 사랑하고 고민하는 만큼 성숙해질 멀지 않은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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