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고향옥 옮김 / 양철북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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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의 졸업을 염두하며  살고프다]

 

너무도 바쁘게 돌아가는 생활, 혹은 무료함에 가끔 시간을 죽이기도 하면서 보내는 일상..그런 일상이 모여서 인생을 만들어 간다는 사실을 자주 잊고 지낸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목표를 정해 놓고 살기도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순간순간을 열심히 살고자 다짐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무엇이든 시작점에서 가장 곧은 마음을 갖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는 휘고 지치고 멈추게 된다. 그렇지만 끝이 보이기 시작할 무렵 사람들은 다시 마음을 다잡게 된다. 마지막이구나..이게 끝이라니..좀더 해볼걸...내가 내 인생을 어떻게 살든 마지막에는 미련이 남게되리라는 자명한 진리를 안고 [졸업]을 통해서 인생의 졸업을 생각해 보았다.

모두 4편의 이야기가 수록된 [졸업]은 분명 졸업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인생에 있어서의 졸업 ,곧 죽음과 통하는 이야기들이었다. 오래 전 자살한 친구의 딸이 찾아와 아버지가 자살하게 된 이유를 들려달라는 이야기(졸업)에서는 친구의 자살에 대한 이유를 찾기보다는 그의 인생을 더듬고 기억하면서 서로가 갖고 있었던 미안함과 미움을 털어내는 과정을 엿볼 수 있었다.

친구의 죽음을 다룬 한 편을 제외하고 다른 이야기는 모두 가족의 죽음을 앞두고 있는 내용이었다. 모두 사랑하는 누군가를 인생의 마지막 문턱에서 배웅하면서 과거를 더듬고 얽혀 있는 매듭을 풀고자 하는 과정, 그것은 분명 인생을 마감하는 사람에 대한 남은 자들의 마지막 예의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먹먹해 지는 것은 아마도 나 역시 졸업을 준비할 마음의 준비를 할 나이가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나이가 드는 만큼 함께 나이들어 가는 사람들..가까운 사람들..나의 부모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늘 어머니, 아버지로만 생각했지 누구누구 한 사람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자식인 나의 이기심때문일까?

삶을 바라보는 진지한 태도의 작품을 만나면서 작가 시케마즈는 인생에서 맞게 될 여러 번의 졸업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주었다. 그 때의 난 어떤 마음으로 그들을 대하게 될까..생각만해도 마음이 아파오지만 분명 한 번쯤은 생각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리곤 인생에서의 졸업을 염두하면서 살아가자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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