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운 사랑을 남긴 진정한 의술인

이 땅에 참사랑을 남기고 간 아름다운 의사, 장기려 - 한국인편 3 ㅣ 위대한 도전 3
고정욱 지음, 원유일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7년 9월

[참다운 사랑을 남긴 진정한 의술인]

뜨인돌 시리즈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위대한 도전, 특히 한국인편이다. 위대한 한국인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희생과 봉사 ,혹은 개인의 영달보다는 민중의 편에 서려했던 사람들이다. 사실 장기려 박사에 대해서 알고 있던 것은 수박겉핥기에 지나지 않았기에 이 번 책을 읽으면서 배운게 많다.

지금은 잘 나가는 직업의 하나로 의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다. 분명 의학은 배우기 힘든 학문이기는 하나 어떻게든 배울 수는 있다. 문제는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 배움을 실천하는 것에 있다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라도 장기려 박사의 이야기를 꼭 한 번 읽었으면 한다.

해방과 더불어 머지 않아 찾아온 남북전쟁은 장기려 박사를 가족과 헤어져 살게하는 아픔을 남겼다. 북에서도 장기려 박사의 의술과 신망을 함부로 할 수 없었기에 기독교인임에도 불구하고 김일성대학 강단에까지 서게 하려고 했었다. 이미 의술이 뛰어나다기 보다 아픈 사람을 대하는 그의 자세에서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서 신망을 얻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들과 단둘이 남으로 내려온 장기려 박사는 천막병원에서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서 모든 힘을 다해 이들을 돌보게 된다. 주위에서 이런 장기려 박사의 모습을 보고 함께 참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나눔의 손길에 감동하여 병원의 잡일도 돕겠다 나선 사람들도 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병원비를 받지 않고 병자를 고쳐준다는 것이 의미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기에 그의 신념에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이게 된다.

북에 두고온 가족을 생각하면서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의술을 배풀었다. 많은 상을 받게 되지만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상 받는 시간마저 아픈 사람을 위해서 쓰고자 했다. 자신의 업적을 기려 동상을 세우고자 한 사람들에게 욕을 퍼부을 정도로 그는 명애나 부가 아닌 나눔의 의술 자체만을 생각하면서 살았던 사람인 것 같다. 선진국의 사회보장제도 가운데 의료보험을 본따서 없는 사람을 도와주고자 했던 것이 바로 의료보험의 시발점이었던 것을 보면서 지금 변질되어 가고 있는 보험정책에 씁쓸한 마음도 든다.

의술을 배울 수는 있어도 참다운 의술인이 되기는 힘들다는 것 , 장기려 박사의 삶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좋은 학벌을 내세우면서 돈벌이의 수단이 되는 의술이 아니라 정말 아픈 사람들을 아끼는 그 마음이 바탕이 되는 것만으로도 의술을 펼치는 참된 힘을 얻지 않을까? 단 하루만이라도 장기려 박사처럼 살라고 한다면 그 삶을 흉내낼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그의 삶을 답습할 수는 없어도 그의 환자를 대하는 태도와 의술을 펼치는 정신만은 우리 모두에게 큰 본으로 받아들였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