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행복한 레시피가 담겼네요

달은 우유일지도 몰라 - 장독대 그림책 9
리자 슐만 글, 윌 힐렌브랜드 그림, 서남희 옮김 / 좋은책어린이 / 2007년 10월

[또 하나의 행복한 레시피가 담겼네요]

언젠가 시골에서 돌아오는 늦은 밤에 작은 아들이 하늘의 달을 보면서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엄마, 왜 달님이 자꾸 현수 따라 와?"

"글쎄..왜 자꾸 따라오지? 현수가 달님한테 물어 봐"

"달님이 현수 좋아해서 그런가 봐. 그러니까 놀고 싶은가 봐"

아이들이 생각하는 달과 해와 별은 그렇다 .하늘에 떠 있는 것만으로도 무한한 상상력을 떠올리게 하고 멀리 도망쳐도 자꾸만 따라오는 모양새가 친구하자고 하는 그 말이 정말 맞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게한다. 이런 생각은 유아때가 가능할까? 조금만 더 크면 달은 지구의 위성이니! 표면이 거치니!라는 과학적 상식으로 내놓게 되니 말이다.

이 책은 달은 과연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를 상상하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달빛이 스며든 창가에서 잠이 깬 로지는 과연 이 아름다운 달님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동물 친구들이 하나씩 달의 재료를 생각해내는 장면은 하나같이 자신이 중심이 되어서이다. 이것 역시 유아들의 생각하는 방식과도 일치한다. 객관적이라기 보다는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것을 세상의 중심에 놓는 태도말이다. 고양이는 달님을 우유로 만들어졌다고 하고, 암탉은 달걀, 나비는 설탕, 개는 버터 ,생쥐는 밀가루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남의 말이 틀렸다고 하는 대신 수용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로지와 동물친구들이 모두 찾아 간 곳은 할머니 댁 .할머니는 동물들이 말한 달님의 재료를 모두 모아서 새로운 달님을 만들어 낸다. 바로 달님 모양의 설탕과장이다. 이 과자를 먹으면서 친구들은 모두 달님이 설탕과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하나씩 달님의 재료를 상상하여 말하는 것에서는 유아들의 상상력을 배울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마음에 드는 것은 다른 사람의 말에 부정을 하는 대신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점이다. 로지와 친구들은 다른 의견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라며 매번 수용을 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마지막의 달님 모양의 과자는 모두의 의견을 담아낸 최고의 상상력의 산물이라고나 할까? 책을 읽으면서 달님이 과연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 상상하는 즐거움과 더불어 남의 의견을 수용하는 자세까지 배울 수 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더 없는 기쁨을 주는 것은 바로 이 달님 모양의 설탕과자를 만들 수 있는 레시피가 책 속에 있다는 사실, 마지막의 이 레시피 덕분에 아이들과 또 하나의 행복한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