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때문에 어디 가는 것이 무서운 요즘이라서 대신 읽고 싶었던 책을 탐독하고 있습니다. 노안으로 근시안경을 마련해야 했을 때 책읽기 참 겁났었는데 시간이 흐르니 적응하게 되네요.변화가 생기면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지만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적응해 갑니다. 우리의 삶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릇됨을 잘못잡지 않으면 그것에 익숙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국민이 지키는 나라> 푸른숲에서 나온 신간입니다.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위원 법률 대리인단 17인과 국회 소추위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정청례의 공저작입니다. ...싸우고 증명한 112일간의 탄핵심판 이야기...라는 부제를 갖고 있습니다. 목차 이전에 12.3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심판 타임라인이 나오는게 인상적입니다. 2025년 4월4일 헌재, 윤석열 대통령 파면에 이르기까지의 타임라인을 다시 보니 숨가쁘던 그 순간이 다시 떠오르고 추위에 떨면서 광장에서 대통령탄핵과 민주주의를 외치던 사람들의 모습에 감동의 전율이 이네요. 그게 불과 몇달 전이었다니...처음에 '이건 틀렸다'라고 생각해도 변화가 없으면 그 상황에 익숙해져 갑니다.그래서 옳지 않은 현상에 대해서는 반드시 문제제기를 하고 원인을 찾고 변화를 도모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것같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계엄을 부당함을 주장하며 대통령을 탄핵하는데 동참한 것도 잘못된 것을 바로 잡기 위함입니다.대통령 탄핵소추위원 법률 대리인단 17명은 이 사건을 맡으면서 느꼈던 자신의 감회와 더불어 각자의 최종변론서를 담았습니다. 한 사람의 변론서나 합동변론서가 아닌 개개인의 변론서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모든 사람들의 글이 마음에 와닿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김진한 변호사의 말입니다. 이들이 개인적 역량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나라와 공동체에 관한 깊이 있는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잘난 사람은 많지만 제대로 생각하는 사람을 찾는게 이 시대에 가장 힘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헌법을 수호해야 할 사람들이 피청구인인 윤석열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헌법질서를 파괴하고 부도덕한 변론을 일삼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가 배운 민주주의의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 지금도 내란은 종식되지 않고 과정에 있다는 걸 우린 모두 알고 있습니다. 계엄이 정당하다며 윤어게인을 외치는 야당의 의원을 보면 두렵습니다. 광복 후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한 후회스러운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헌재의 대통령 파면 결과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무너진 헌법의 시스템 복구, 권력남용을 방지하는 제도 점검을 통해 더 견고한 헌법과 민주주의 체계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17인의 법률대리인단과 법사위원장의 글에는 헌법과 민주주의 수호, 그리고 이 과정을 함께 한 이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헌법으로 헌법의 적을 물리치고 모든것이 제자리로 돌아오도록 힘쓴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