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는 물고기>라는 심상치 않은 제목으로 딸 아이는 별별 추측을 다 했답니다. 물고기가 있는데 어항 속에 자전거가 있다는 둥, 서커스단의 물고기라는 둥, 그러다가 꿈을 갖고 있는 물고기라고도 하고 말이다. 분명 그런 느낌은 든다. 물고기는 자전거를 탈 수 없기에 꿈을 그리는 듯한 분위기 말이다. 단편 작품이 모인 이 책에서 가장 먼저 읽은 것은 역시 <자전거를 타는 물고기>이다 .예상처럼 공부도 잘 하고 성실하게 생활하던 효성이라는 아이를 통해서 아이의 힘으로 벗어나지 못하는 힘든 현실을 담고 있는 작품이었다. 엄마가 집을 나가기 전까지는 밝게 지내던 효성이.지금은 할머니와 단 둘이 살면서 알바를 하고 푼돈을 모아 할머니의 눈을 고치겠다는 생각도 하고 남들의 눈에는 학교도 성실히 나가지 않고 어긋나가는 불성실한 아이가 되어가는 걸로 보이지만 실상 효성이는 그렇지 않았다. 단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가장 처절히 몸부림치고 있을 뿐이었다. 효성이가 그린 그림 속에서 바로 자전거를 타는 물고기가 등장한다. 날고는 싶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자전거를 타고 날기를 바라는...이미 좋은 조건을 가지고 별 노력 없이 사는 아이들에 비하면 자신은 그런 것은 꿈이라는 듯..말하는 효성이를 보면서 마음 한 구석이 아린다. 그러나 효성의 곁에서 믿어주는 선생님이 있듯 우리 주위에 효성이 처럼 꿈과 현실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믿어주는 누군가만 있다면 이 아이들은 분명 힘차게 자전거 패달을 밟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외에 가장 밝은 분위기의 <메뚜기가 된 꼴뚜기>는 딸 아이가 가장 재미나게 읽은 작품이고 나 역시 어린 시절 체육 시간이 떠 올랐던 작품이다.넘기 전까지는 너무 높게 느껴지던 뜀틀이 뛰어 넘는 순간에는 낮은 언덕으로 보인다는 표현에 "맞아 맞아"를 연발하게 된다. 역시 가장 재미있게 기억되는 부분은 뜀틀을 넘다가 앞니를 부러뜨렸다는 체육 선생님의 말씀^^ 이 말에 꼴뚜기 준영이가 메뚜기가 될 수 있는 힘을 얻었겠지? 모범생으로 남들이 다 부러워할 만한 아이지만 단 한가지 엿장수를 하는 가난한 아빠를 숨기고 싶어하는 수연의 이야기 <가위소리>, 자폐아라는 흔치 않은 이야기를 다룬 <대우>, 소소한 감정이 담긴 동시 <내 짝 영남이>까지 초등 중저학년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줄 작품이 담긴 책이라고 생각된다. 작품을 골라서 읽어도 좋겠지만 가장 밝은 톤의 이야기인 <메뚜기가 된 꼴뚜기>부터 읽어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