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우산 (양장) 보림 창작 그림책
류재수 지음, 신동일 작곡 / 보림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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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그림의 맛나 조화]

 

글자없는 그림책이 주는 효과는 과연 어떤 것일까? 글자없는 그림책을 대하는 어른들의 반응은 여러가지이다. 글자가 없기 때문에 아이에게 읽어주기 힘들다거나 혹은 그림만으로 뭔가 부족하다는, 혹자는 그림만 있기 때문에 아이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고도 한다. 단, 이런 경우에는 아이에게 그림책을 맡겨버리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곁에서 아이의 상상력을 자극해 줄 수 있는 역할을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림책 한 권을 보아도 그리 간단한 것만은 아닌가? 회색빛의 우중충한 거리에 샛노란 우산 하나가 달랑 그려진 이 책은 내게 이런저런 고민을 뒤로 하게 하고 순진한 아이의 시선을 그대로 갖게 한 책이었다. 이미 너무도 커버린 내 곁에서 책을 읽어줄 엄마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나의 이 무디어진 상상력을 자극시켜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책 뒤 표지에 있던 피아노 모음곡 시디를 틀고 다시 책을 펼친 순간 모든 것이 갑자기 달라보였다.

 

빗방울이 톡톡 튀는 듯한 느낌의 피아노 선율은 마치 아이가 장화를 신고 물웅덩이에서 마음껏 물장난을 치는 듯한 느낌이랄까? 물론 그런 느낌이 들게 하는 거 책과 음아이 만났기 때문이다. 음악만 들어서 혹은 책만 펼쳐서 그 느낌을 받지는 못했을 것 같다.

내내 울려퍼지는 피아노 선율은 옆에서 책을 읽어주는 엄마의 음성이 되고 한 장씩 펼치면 나타나는 새로운 우산들은 친구가 한 명씩 늘어나는 아이의 기쁜 마음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홀로 가는 노란우산, 하나씩 등장하는 파란우산, 빨간우산, 초록우산...모두 골목에서 반갑게 "영희야~~"부르면서 달려오는 아이의 친구들이겠지.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요 녀석들 서로 바라보면서 생글생글 아침을 열겠구나..싶은 생각이 절로 난다.

 

글자없는 그림책은 그렇다. 아이들의 무한대 상상력을 어른들이 최소한으로 맛보게 하는 문턱의 역할을 한다고 과감하게 말하고 싶다. 글이 아니면 말이 아니면 정확성이 없다고 말하는 어른들에게 글자없는 그림책의 빈 공간은 정해지지 않은 상상력으로 채워지고 이 책의 경우처럼 음악이 함께 한다면 두 배의 효과는 있는 것같다.

 

이제는 비가 오면 수많은 우산 가운데 아이가 제일 먼저 펼치게 되는 우산은 당연히 노란우산이 될 것 같다. 우산뿐이겠는가? 책장에 꽂혀있는 많은 책들 가운데 이 노란우산을 제일 먼저 펼쳐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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