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끝나기 전 꼭 해야 할 12가지 풀빛 청소년 문학 4
비외른 소르틀란 지음, 김라합 옮김 / 풀빛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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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를 키워가는 성장기 아이들의 이야기]

 

책 제목과 표지를 보고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책이긴 했다. 종종 나오던 나열실 조건 시리즈 중의 한가지가 아닌가 싶은 생각은 제목을 보고 들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무엇을 말하려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책 표지의 소녀는 베낭메고 세상 여행을 떠나는 활기찬 아이?정도로 느껴진다.

그러나 책을 보면서 표지나 제목에의 선입견과 많이 다른 내용에 갸우뚱 거렸다. 세상이 끝나기 전에 청소년들이여 이런 일을 하라~고 작가가 말하는 것도 아니고 표지그림에서처럼 활기차게 베낭여행을 떠나는 내용도 아니었다. 불안정한 부모의 모습에서 이미 예견하고 있었듯 세상의 종말이 온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를 곰곰히 생각해 보는 예민한 사춘기 소녀의 방황이 담겨있었다.

부모의 이혼 소식은 마른 하늘에 청천벽력같았겠지만 실은 이미 감지하고 있었던 상황인지도 모르겠다. 그랬기에 이런 준비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관심이 가는 이성친구와 함께 세상이 끝나기 전에 하고 싶은 12가지 일에 대한 목록을 만들어 가는 주인공 소녀의 모습은 그 시절을 겪었던 내 모습을 떠오르기도 했다. 방황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당돌하게 아버지의 카드로 여행을 떠나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지만 지금 아이들이라면 이 정도는 감행할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했다. 부모에 대한 고민보다는 현재의 자신의 방황과 관심사에 더 집중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낯설지만 현재의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상통하기도 한다.

비밀여행 중인 손녀에게 예상치 못한 충고를 하는 할아버지의 모습도 우리 정서와는 닿지 않지만 누구나 다 세상의 종말을 예견하면서 현재에 충실하게 사는 것이 정답임을 부인하지는 못할것이다. 일상에 푹 빠져있는 기성세대보다는 자라면서 무진장 방황하는 사춘기 아이들에게는 이 종말의 의미가 매번 새롭게 태어나는 혹은 용기를 내는 자아를 키워가는 한 방법이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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