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중 아이들과 읽어 볼 ..
여우의 스케이트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51
유모토 카즈미 지음, 호리카와 리마코 그림, 김정화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친구가 되어가는 이야기]

 

여섯 살 된 아들녀석을 올 해부터 유치원에 보내기 시작했다. 병설 유치원에 다니니 정말 오전에 잠깐 유치원 생활을 하고 집에 오는데도 유치원을 다닌다는 것은 아이에게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한 경험이 되고 있다.

작년까지 친구도 없이 지내는 아이는 늘 심심하다는 말을 달고 살고 지루해 했다. 엄마의 욕심에 도서관을 데리고 다니면서 1년 정도 교육비를 벌 심산이었는데 실은 아이에게는 친구에 대한 갈증이 더 심해진 때였나 보다. 유치원을 입학하고 아이가 제일 먼저 한 말은 친구가 많아져서 너무 행복하다는 거였으니...

 

친구라는 것은 너무도 흔한 듯하지만 살면서 허전한 마음의 한구석을 메워줄 꼭 필요한 존재이다. 책 속에서 만난 여우와 들쥐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내 아이의 마음 한 구석을 채워줄 친구는 엄마만큼 더 없이 필요하다는 것을 세삼 느꼈다.

 

심술이 많은 여우는 항상 동물들에게 장난을 치면서 외따로 지낸다. 그러다가 장난 치는 것도 심심해지고 생활의 무력감을 느낀다. 동물들은 그런 여우를 보면서 '심심병'에 걸렸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여우를 동경하면서 바라보던 들쥐를 만나는데 여우는 이 들쥐가 자신을 비웃는다고 생각한다. 여우는 얼음이 얼고 호수 너머의 큰 숲으로 갈 때까지 들쥐를 잡아두기로 하는데 이러는 둘 사이에 알지 못한 우정이 싹트게 된다.

한 겨울 드디어 꽁꽁 언 호수를 너머 스케이트를 타고 떠나는 여우를 들쥐는 아무말 없이 울면서 바라보는 장면이 너무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조금만 더 친구가 되자고 말하지 하는 아쉬움도 들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심전심이라고 하지 않나? 봄이 되어 얼음이 깨지기 직전에 여우는 들쥐가 먹고 싶어하는 파란 열매가 열리는 나무를 힘겹게 짊어지고 들쥐에게로 돌아온다. 너무도 묵뚝뚝하게 말이다. 그러나 이 둘에게는 더 없는 그림움과 반가움이 교차됨을 책읽는 아이들 모두 느낄 수 있다. 이 둘은 그렇게 서로에게 더 없이 외로운 마음을 채워줄 벗이 되었음을 알아간다.

 

내 아이도 엄마가 아닌 가족이 아닌 친구들의 몫으로 채워져야 할 외로움의 자리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나면서 마음을 채울 벗을 만나는 과정을 엄마인 나는 묵묵히 바라볼 준비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