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중 아이들과 읽어 볼 ..
사랑과 헌신으로 조선의 빛이 된 의사, 셔우드 홀 위대한 도전 8
조선녀 지음, 이창우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7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선의 결핵 환자를 위해서 살았던 셔우드 홀]

 

봉사, 선행이라는 말을 달고 다닐 수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종종 그런 생각을 해본다. 간혹 집으로 걸려오는 봉사단체 후원금을 부탁한다는 전화를 받으면 수락보다는 거절을 많이 하게 된다. 적은 금액이기는 하지만 이미 한 곳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사실 조금은 귀찮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속물스러운 근성때문이라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한 번의 봉사나 선행은 하기 쉬운데 지속적인 봉사를 하기는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봉사단체의 부탁을 들어주고도 다음에 지속적으로 되돌아오는 부탁을 귀찮아 한다. 약간의 귀찮음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자로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봉사에도 근면함과 매순간 성실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 것은 이 때문이다. 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마음의 성실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난 일생을 바쳐서 남을 위해 봉사한 사람들의 생애를 대할 때면 이들의 생에 대한 성실한 자세와 인간에 대한 애정에 고래를 숙이게 된다.

셔우드 홀, 사실 낯선 인물이었다. 조선에서 처음으로 태어난 서양인이라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그럼 셔우드는 분명 절반의 조선인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면서 말이다. 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의료 선교사가 되어서 조선을 다시 찾은 셔우드는 조선인의 건강을 위해서 성심을 다 한다. 어른들이 못사는 사람들이 걸리는 병이라고 말하던 결핵이 당시에는 흔했다. 이들은 요양을 하면서 보살핌을 받으면 회복될 수 있지만 당시 시대적 상황으로 이런 요양시설에서 호사를 누릴 여건이 되지 않았다. 셔우드는 조선인을 위해서 최초로 결핵 요양원을 만들고 결핵환자들을 돕기 위해서 크리스마스실을 창안해 낸다. 조선인보다 더 조선인들을 위해서 노력했던 사람임을 부인할 수 없다.

초등학교 시절 겨울 방학을 앞두고 한 두장씩 사던 크리스마스실은 결핵환자를 돕는 후원금으로 사용된다는 의미보다는 단지 크리스마스 카드를 장식하는 하나의 장식품으로 의미가 컸던 때를 생각해 보면서 조금은 부끄러운 마음도 생긴다. 만약 그때 크리스마스실을 사라고 권하던 선생님이 셔우드 홀에 대한 이야기와 그의 이야기가 담긴 책 한 권이라고 권해주었다면 크리스마스 실의 의미가 많이 달랐을 것이다.

아이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면서도 지금은 겨울방학 전 학교에서 크리스마스실을 사는 등의 일도 없는 너무나 삭막한 세상이 되어 버림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그러나 실이 아니더라도 주위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는 셔우드의 마음만은 충분히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