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중 아이들과 읽어 볼 ..
골목에서 소리가 난다 Dear 그림책
김장성 지음, 정지혜 그림 / 사계절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이것이 사람 사는 소리란다..]

 

 

정말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는 그림에 한동안 마음을 빼앗겼다.

큰 길에서 구비구비 찾아들어가는 좁은 골목길의 풍경을 바라보면서 더 이상의 말이 필요없었다.

 

골목하면 우리 어른들은 아련한 어릴 때 추억으로 그 정서를 떠올릴 것이다. 사람 하나 겨우 오가는 그런 좁은 골목에서는 옆집의 헛기침 하는 소리까지 바로 귀밑 소리처럼 들린다.  그 가깝고 먼 이웃이 옹기종기 모여사는 그 골목진 곳의 집들이 지금도 기억에 선하다.

지금의 아이들은 골목에 대한 정서를 어떻게 갖고 있을까?

아파트와 반듯한 집, 깨끗한 길에 익숙한 아이들은 이런 골목을 보면 정겨움보다는 불쾌감을 느낄 지도 모른다. 그것도 세대차이라면 차이일 수 있을까?

 

세대차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가끔은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나 좋은 것만 입히고 먹이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이야 하나 둘의 자녀만 낳아서 기르기에 되도록 좋은 것, 기름진 것을 아이들에게 주고자 하는 것이 대부분의 부모 마음이다. 그래서 우리 때보다 아이들이 훨씬 아는 것도 많고 똑똑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서적으로 매마르거나 너무 이기적인 아이들이 많다는 점에는 동감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럴 때 아이들에게 이런 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지 많은 글이 아니더라도 따뜻한 정서를 느낄 수 있는 그림을 통해서 부모가 자란 그때의 이야기를 도란도란 들을 수 있는 그런 책 말이다.

 

골목에서 만난 아이들의 함박웃음이나 폐종이를 줍고 있는 할아버지의 주름을 보고, 주인떠난 집에서 혼자 지키고 있는 강아지의 낑낑대는 소리와 낡은 물받이에서 떨어지는 물소리와 꼬마 아이의 오줌누는 소리, 할머니의 기침소리를 들으면서 잊혀져 가는 우리의 따뜻한 정서를 아이들에게 전해줄 수 있길 바란다. 이게 사람 사는 소리 중의 하나라고 말하면서 말이다.

 

이런 삶의 소리가 개발이라는 명분 아래 사라져가는 것을 마지막 부분에서 엿보면서 씁쓸한 마음이 든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창에서 보이는 올망졸망 집들 사이로 난 작은 골목길을 내다보며 더 많은 소리가 사라지기 전에 아이의 손을 잡고 저 골목을 걸으면서 나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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