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깃든 수목원에 아이들과 가보고 싶어요

그림이 있는 정원 - 아버지의 사랑이 만든 감동의 수목원, 세상과 만나는 작은 이야기 13
고정욱 지음, 장선환 그림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7년 6월

[사랑이 깃든 수목원에 아이들과 가보고 싶어요]

그림이 있는 정원이 정말 수목원의 이름이었다. 충남 홍성에 위치한 곳으로 척수 장애인인 아들을 위해서 아버지가 20여년을 가꾸어 온 아버지의 정원...

자신도 장애인으로 그 만큼의 고통의 세월을 견디고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필요한 지 알기에 항상 작품 속에 소외받는 장애인들, 고통을 극복하는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고정욱님의 작품이기에 책을 읽기 전에 대강의 짐작은 하고 있었다.

나래라는 초등생을 화자로 척수 장애인이 된 큰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아이들의 눈높이로 읽기에 부담이 없다. 아주 작은 실수로 넘어졌을 뿐인데 목을 다치는 바람에 척수 장애인이 된 아들과 그 아들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도록 그늘이자 볕이 되어주는 부부의 모습이 너무나도 감동적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절망하기 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이라도 찾고자 했기에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릴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그런 장애를 지닌 아들의 먼 훗날을 위해서 묵묵히 20년 넘게 수목원을 가꾸고 아들의 그림이 창고에서 먼지에 바래지 않도록 전시회를 열어주는 아버지의 모습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책의 뒷부분에 '그림이 있는 정원' 수목원의 계절별 정경이 펼쳐지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잘 가꾸어진 사랑의 정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서울에서 3시간 정도 걸리면 갈 수 있는 곳이라고 하니 이 책을 읽은 딸과 함께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이 깃든 그 곳을 꼭 한번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