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국제도서전에 갔다가 저자 사인회에 유난히 사람이 많이 몰려있는 것을 보았다. 자세히 살피니 '박완서'님의 저자사인회였다. 남녀노소 그녀의 이름 석자에 많은 신뢰를 보내는가 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너무도 익숙한 제목의 책이었다. 가장 궁금했던 것은 바로 이 싱아라는 풀이다. 학교를 다니면서 이 제목 속의 싱아가 궁금해서 어른들께 물어보면 대 부분 민들레하고 비슷한 풀인데 먹기도 한다는 말씀을 하셨던 것 같다.
그 싱아를 지금의 나는 인터넷 검색에서 찾을 뿐이지 시골 들판에서 익숙하게 만나던 그 싱아를 볼 수는 없었다. 저자의 글을 보면 그녀의 싱아는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고 현재는 만날 수 없는 어린 시절의 상징적 의미도 된다고 본다.
박완서의 자전적 내용을 다루기도 하는 이 소설에서는 일제강점기와 6.25를 치루면서 격변하는 생활을 살아온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늘상 그랬듯이 지금의 시점에서는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도 책을 펼 당시에는 색깔공방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기 때문인지 작가는 너무도 강한 어조로 반북을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긴 부분은 조금은 글의 매끄러움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기도 했다. 시대적 상황을 감안하면 무조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아니지만 씁쓸하기도 하다.
작가의 필력으로 소설을 읽는 재미에 푹 빠지기는 하지만 그림의 구성은 다소 미흡한 감이 없지않다. 내용과 연관되고 감성이 담긴 그림이 배치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제외하고는 만족할만한 책이었다. 휴이넘에서 작가시리즈로 나오는 한국문학은 구지 논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중학생 정도의 아이들이라면 문학을 접하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구성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