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체 1~3 세트 - 전3권
류츠신 지음, 이현아 외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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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먼 미래를 생각하면 어떤 그림이 그려지는가? 개인적으로 지구의 미래를 그린 작품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인류가 감당해야 하는 미래를 아름답게 그린 소설이나 영화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어렸을 때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그리면서 좋아했지만 중학생 때 영화 <터미네이터>를 보고 미래의 암울함에 두려움에 떨었던 기억도 난다. 인류의 미래는 밝지만은 않다. 그 이유를 꼽아보면 그런 미래가 그려지는게 전혀 이상하지도 않을만큼 인류의 이기심과 두려움없는 개발이 미래를 암울하게 만든다는 생각도 든다.

류츠신의 <삼체>를 읽기 전에는 공상과학소설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지구나 우주의 암울한 미래를 담았겠거니 짐작했다. 하지만 읽기 시작함과 동시에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한 작품의 이야기에 빨려들어가고 만다. 지구의 미래와 현재, 그리고 과거 뿐 아니라 우주와의 연관성도 다루고 있는 작품이고 스캐일이 방대하다. 가장 매력적인 점이라고 하면 작가의 방대한 과학적 지식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기발한 상상력이다. 미국의 오바마가 반했다는 것 역시 이런 상상력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런 상상이 가능해?라고 놀라게 되는 건 그동안 공상과학소설을 읽어보지 못한 탓일수도 있겠지만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지구의 과거와 새로운 세상과의 연관성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류츠신의 <삼체>를 읽으면서 그동안 공상과학소설이나 영화가 미국식 사고로 편중되었음을 깨닫게도 된다. 경험하지 못했던 중국의 사회구조가 작품의 배경에 녹아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중국사회를 경험하게도 된다는 점이 또 하나의 매력이었다.

양장본으로 새롭게 출간된 <삼체>는 총 3권으로 구성된다. 1권에서는 삼체가 무엇인지 그 실체에 접근하는 과정이 전개된다. '과학의 경계'라는 집단에 소속된 과학자들이 하나둘 자살을 하고 그 원인을 알기 위해서 단체에 접근하게 되는 나노 신소재를 연구하는 과학자 왕먀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왕먀오가 접근한 특이한 가상게임을 통해서 3개의 태양이 운행되어 상호인력이 작용을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태양에 의해서 지구의 모든 삶이 형성되었던 지구와는 달리 1개 혹은 2개 3개의 태양이 나타나기에 멸망과 탄생이 거듭되는 세상이다. 인류의 역사에 대한 새로운 상상과 해석을 경험하게 되는 가상게임을 접하는 왕먀오를 통해 독자 역시 그동안 알고 있는 인류 역사에 대한 새로운 상상을 흥미롭게 접하게 된다. 그리고 게임의 레벨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삼체회원이 되는 왕먀오를 통해 지구 삼체반군 활동에 대해서 알게 된다.

인류 문명은 스스로의 힘으로 개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었으니 삼체문명의 힘으로 인류 광기를 잠재우고 더 나은 세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지구삼체반군. 이들이 외계의 다른 세상에 보내는 신호, 그리고 그들에게서 지구의 멸망과 동시에 새로운 세상을 기대하는 지구삼체반군의 활동을 통해서 어딘가 비슷한 포멧을 들었음직하다. 바로 사이비종교의 그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종말과 새로운 탄생, 그리고 새로운 신에 대한 맹목적인 의지와 신념이 종교과 매우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를 향해 다가오는 새로운 이들. 그리고 이들을 맞이하게 되는 지구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가 상상을 초월하며 펼쳐진다.

과학적 지식이 방대한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면서 계속 읽게 되는 책이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이 인류가 늘 지니고 가게 되는 동전의 양면같은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마지막 순간까지 놓을 수 없는 책,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 요즘, 여행 대신 독서목록으로 추천할 만한 책이다. 마지막 책의 결말까지 질주하게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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