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가까운 사이 - 외롭지도 피곤하지도 않은 너와 나의 거리
댄싱스네일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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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무더운 여름이라는 이유 외에 코로나19 때문에 예전과는 다른 사람들과의 거리때문인가? 요즘은 의욕을 가지고 뭘 하기보다는 잠시 쉬어가듯 일상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네요. 그래서인가 개인적으로도 책에 잘 손이 가질 않는답니다. 복잡한 책 읽는 시간을 즐기곤 했는데 요즘은 책을 살짝 멀리두고 머리 식히기를 하게 되네요. 직관적으로 보고 느끼고 그리고 그대로 있는 나 자신을 두고 잠시 휴식을 취하듯 말이죠. 정말 보고 싶은 책이 아니면 책과의 거리두기도 하던 중인데 댄싱스네일의 <적당히 가까운 사이>는 읽고 싶은 책, 그리고 후회하지 않는 책 목록에 담게 되었답니다. 삽화가 이쁜 책과 일러스트 스티커까지 사은품으로 왔답니다.


프롤로그의 첫문장부터 와 닿았으니~~'어릴 때부터 무리에 섞이는 게 힘들었다' 사실 이런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죠. 사람들과 유연하게 지낸다고 여기는 사람과도 속이야기를 하면 힘들지만 노력한다는 말을 들을 때가 많아요. 나 역시 그랬고 딸의 고민도 그 중의 하나였으니 말이에요. 누구에게나 타인과의 관계는 힘들면서도 필요한 부분이죠. 저자는 이런 대인관계에서 외롭지도 피곤하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런저런 설명을 듣지 않아도 그 말 자체에 폭풍 공감을 하게 되네요.


과거에는 좋은 사람이 대세였다면 지금은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보다는 서로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되지 않는 적당한 사람이 되기 위한 시대가 아닌가 싶어요.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지나치면 상대에게는 불편함과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사실. 그건 반대로 내게도 적용이 되는 이야기죠. 상대를 위한답시고 조언을 한보따리 챙겨오는 오지라퍼들은 너무 반갑지 않다는 그림에 절로 웃음이 난답니다. 오지라퍼들은 자신이 상대를 얼마나 불편하게 하는지 인지하지 못하는게 일반적이죠. 조언을 듣거나 원치 않는 도움을 받는 이들에게는 멀어지고 싶은 대상 일순위가 되기도 한답니다. 사람과의 관계도 유지하면서 온전히 자신만의 영역에서 자신만을 위한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 지금 시대는 정말 중요하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스트레스가 많은 시대라서 '소확행'이 유행이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커다란 목표를 이루는 것도 좋겠지만 인생의 소소한 즐거움을 찾고 순간에 행복함을 누리는 즐거움이 정말 필요한 시대입니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서로에게 적당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관계를 유지한 것에 많은 이들이 공감할 거 같아요. 누구에게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어도 괜찮아. 조금은 까칠해도 괜찮아. 싦으면 싫다고 표현해도 괜찮아. 라는 말들이 위로가 된답니다. 관계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혹은 타인이 그만큼 표현해줄 때 인정하는 방법을 알아야 할 때죠.
일상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이 바탕이 된 에세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면 심리적인 분석이 많이 되어 있답니다. 저자인 댄싱스네일이 디지털미디어디자인을 전공하고 후에 심리미술을 공부했더군요. 역시 삽화에도 이야기가 담겨 있고 심리분석적인 면이 보이더라구요. 나의 마음상태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사람들의 일반적인 심리를 이야기해주어서 공감이 형성되네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포인트는 '건강한 관계를 위한 적당함의 기술'이라는 코너에서 다시 한번 언급된답니다.

너무 무겁지 않게 그렇다고 휘리릭 읽고 닫아버릴 만큼 너무 가볍지 않게 쓰여진 에세이랍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하더니 책 역시 적당한 거리를 두는가 봅니다. 적당히 무겁지 않게 가볍지 않게 가끔 읽어보고 싶어지는 에세이가 될 듯합니다. 요즘처럼 물리적으로 사람들과의 거리두기가 진행되면서 마음의 거리, 관계의 거리의 타당성도 한번쯤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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