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이어달리기 - 마스다 미리 그림에세이
마스다 미리 지음, 오연정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로만 듣던 마스다 미리의 책을 처음 만났다. 일본의 여류 작가로 한국의 여성들에게도 인기 있는 작가로 알려져 있어서 그의 작품을 읽지 않아도 이름은 충분히 익숙한 작가다. 요즘은 코로나19로 평범한 일상이 사라지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불편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이웃과 수다를 떨고 찌개를 끓여서 나눠먹는 소소한 일상이 힘들어졌다. 그래서일까? 너무 무겁고 꼬인 이야기보다는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런 시기에 만나서 그런지 마스다 미리와의 첫만남이 되는 그림에세이는 말랑말랑한 일상이 이야기에 마음이 훈훈해진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은 똑같지만 느낌은 다르다. 컵에 채워진 반잔의 물을 보고 적다고 투덜거리는 사람과 충분하다고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저자는 시작하는 글에서 ‘소소한 행복과 소소한 불행’에 대한 에피소드를 전한다. 이 글만 보고도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겠다 느낌이 온다. 삶을 대하는 태도가 느껴지는 솔직한 일상의 서문이었다.

얼마전 오랜동안 소식을 전하지 못한 이들을 만나서 식사를 했다. 긴 시간동안 참고 참다 만난 사이에 5킬로그램이나 체중감량에 성공한 이가 있었다. 지인의 말이 한꺼번에 하면 힘들단다. 매일 만보 걷고 6시 이후로 먹지 않고 다른 건 하지 않았다는데 아마도 가장 큰 건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는 말일게다. 지인의 말과 같은 일화 마스다 미리의 '우선 1킬로그램부터'의 일화를 보면서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여자들만 아는 이야기 가슴이야기로 박장대소하는 일화 역시 처음 브래지어를 대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처음에는 나도 어른이 되어 가나?싶으면서도 이 힘든 걸 매일 차다니~한탄하다 집에 들어오면 벗어던지는 자유를 느끼기까지 여자들만 아는 여자들의 수다.

마스마 미리의 그림에세이를 읽으면서 그녀의 톡톡 튀는 상상력을 만나는 것이 너무 행복했다. 퀴즈쇼를 보다가 자신의 이름이 나오자 방송국 어디선가 또 다른 자신을 상상하면서 제3자처럼 찾아가는 삽화를 보면서 정말 기발하고 재미난 상상을 하는구나 싶었다. 어디 그뿐인가? 친구와 회전초밥을 먹다가 중계를 하고 싶어지는 장난기가 발동하다가 언젠가 하늘을 날아 배달되는 회전초밥까지 ~ 어른의 현실적인 상상력에 행복지수 상승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어른이라고 무겁고 너무 현실적일 필요가 있나? 상상력에는 연령제한이 없으니 말이다.
마스다 미리의 그림 에세이 <행복은 이어달리기>는 행복을 너무 커다랗고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마치 어렸을 때 장래의 꿈이 뭐냐고 물으면 판사나 의사를 대답해야 할 것 같았던 것처럼 행복을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행복은 누군가에게 검사받거나 칭찬받기 위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에게 요즘 행복을 주는 건 뭘까? 밖으로 나가지 못하니 재주는 없지만 식물을 조금 들여서 키워보고 있다. 예전에는 몰랐던 식물이 크는 기쁨이 내게는 아침을 여는 행복이 되었다. 코로나19로 평범한 일상이 힘들어진 요즘 마스다 미리의 <행복 이어달리기>는 일상의 작은 행복 소소한 행복이 모여서 매일이 행복해지는 것, 그게 정말 참 행복이라는 걸 말해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