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창 - 제주4.3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김홍모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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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의 봄은 참으로 잔인하다고 혼자 중얼거렸다. 지천에는 아름다운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너무도 아름다운데 전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거리를 유지하고 외출도 조심하고 있다. 그러니 이렇게 흐르러진 아름다운 봄꽃 나들이를 할 여유가 어디있나 싶다. 어떤 이들은 그래도 꽃구경을 하면서 외출을 하지만 지금은 그런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 이기심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올 봄은 정말 잔인하다...싶다고 중얼거렸는데 문득 지금보다 더 힘든 때를 지냈을 사람들이 떠올랐다.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민주화로 가는 길에 잔인한 봄을 여러번 겪어야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제주 4.3, 광주 5.18민주화운동 , 그리고 4.19혁명과 6.10민주항쟁까지 모두 아름다운 봄날에 있었던 일들이다. 코로나를 겪는 지금의 봄은 잔인하다고 하기에는 너무도 잔인한 나날을 보냈던  한국의 역사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지금도 풀리지 않은 억울함을 안고 있는 이들도 많으니 말이다.

 

내가 읽은 책을 제주 4.3을 다룬 김홍모 작가의 <빗창>이다. 빗창은 해녀들이 전복을 채취할 때 사용하는 도구라고 한다. 제주 4.3을 다룬 이 책은 단순한 4.3만을 다룬 책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제주 해녀의 항일운동을 함께 다루고 있다. 일제 식민지 수탈정책에 저항했던 제주 해녀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해방 이후 더 나은 삶을 꿈꾸었던 제주사람들에게 현실은 가혹했다. 대한민국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미군정이 들어서면서 일제청산 대신 그들을 다시 활용해서 미군정에 맞는 정치를 하게 된다.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 때문에 친일경찰이 그 자리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 갈등이 심해고진다. 그런 가운데 1947년 3월1일 경찰이 탄 말이 소년을 다치게 하고 주민들이 서로 달려가 항의하는 와중에 주민의 등 뒤로 총을 난사해서 사망자가 발생하게 된다. 제주 4.3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과정을 만화로 접하면서 우리가 모르던 4.3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개인적으로는 제주 4.3을 다운 만화책과 영화 <지슬> 을 함께 보면 좋을 거 같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제주도를 단순히 여행가기 좋은 곳으로만 알고 있다는 이제는 부끄러운 일이다. 나와 내 아이들에게 제주도가 품고 있는 항쟁의 역사를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창비에서 새로 나온 도서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시리즈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이루는데 큰 획을 그었던 네 가지 사건을 다룬 만화책이다. 김홍모, 윤태호, 마영신, 우승하 작가에 의해 탄생한 시리즈는  만화라는 점에서 좀더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책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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