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도시 (100쇄 기념 에디션)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001.JPG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는 이미 영화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작품이다. 영화의 여주인공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영화를 통해서 작가의 작품을 알게 된 사람도 있지만 영화원작소설을 만나게 되면 영화에서는 느끼지 못한 처절함을 더 생생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다. 처음 이 작품을 만났을 때 느꼈던 충격과 공포가 세월이 지난 다음 다시 읽어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해냄에서 100쇄 기념 에디션으로 새로운 옷을 입고 나온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를 다시 한번 읽어 보았다.

 

 

002.JPG

주제 사라마구 그는 이 작품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어느날 갑자기 눈이 멀어버린 사람들, 시각장애인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암흑을 느낀다면 주제 사라마구는 그것과는 다른 백색공포를 선사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모든 것이 안개에 갇힌 듯 뿌옇다. 그러나 역시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상태가 된다면 우리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작가는 보이지 않는 공포 속에서 무정부적인 상태에서 인간이 그동안 쌓았던 문명과 사회성의 부재, 폭력성이 난무하는 지극히 동물적인 상태를 보여주고자 했다. 그가 과연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눈먼 자들의 도시>를 읽으면서 마주하게 되는 현실의 폭력성과 인간 본연의 잔인함을 마주하면서 작가는 왜 이런 세상을 그렸을까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004.JPG

책을 읽기 전까지 많은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힘들겠지 정도만 생각했다면 작품 속에 표현된 생생하고 혐오스러운 상황에 불편함을 감당하기 힘들 수도 있다. 상상 그 이상의 가상 현실을 만나게 되니 말이다. 모든 사람이 시각을 잃어 수용된 상태에서 의사의 아내만이 유일하게 볼 수있는 사람이라는 점이 득일까 실일까? 보이지 않기 때문이 일어나는 일은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간다. 무정부주의 상태라고 해야 할까?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결국은 힘을 가진 자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고 폭력과 강간이 난무한다. 사람이 사람으로 가치를 인정 받는 것은 사회속에서 서로 존중하고 인정할 때 뿐인가?

 

005.JPG

오직 한 사람 의사의 아내만 그녀의 눈으로 모든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보지 않고 싶을 정도로 타락하고 잔인한 현실을 마주하는 그녀는 통해서 결국 독자 역시 그녀의 시선으로 인간 본연의 모습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성에 대한 문제만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극한 상황에서 폭력이 난무할 것이라는 상상은 충분히 할 수 있지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보인다는 것과 보이지 않는다른 것을 통해서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이면을 바라보기를 원한 것 같다. 자신이 살고 있는 삶 속에서 보이는 것만을 진실이라고 믿으면서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가 보지 못하고 외면하는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기를, 인간성이 점차 사라져가는 사회의 현실을 봐주길 바랐던 것 같다. 그러한 작가의 의도는 작품 속에서 의사의 아내의 마지막 대사를 통해서 충분히 드러나고 있다.

 

 

006.JPG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생각해요. ..볼 수는 있지만 본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 거죠."

사회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내가 살고 있는 사회와 나의 관계, 사회속에서 외면하는 진실에 눈을 감은 이들을 뒤흔들기에 충분하다. 그렇기에 작품을 읽는 우리는 이 책이 주는 불편함을 외면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얼마전에 봤던 <버드박스>라는 영화가 떠오른다. 영화 속에서도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눈을 뜬 사람들이 이성을 상실한다는 설정이었다. 사람에게 본다는 것이 사실과 진실을 알아보는 척도가 되지만 자칫 진실을 외면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