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 아이들에게 들려주자

장화홍련전 ㅣ 한겨레 옛이야기 26
김윤주 그림, 김회경 글 / 한겨레아이들 / 2007년 5월

[옛이야기 아이들에게 들려주자]

우리 나라의 옛이야기보다는 세계 명작과 유명작가의 문학을 먼저 읽고 논술을 준비하는 아이들을 보면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현실에 항상 아쉬움을 느낀다. 독서 습관은 어려서부터 길러주라고 했던가? 그 말을 하기 전에 현실도 저학년때까지 독서를 맘껏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동감할 수밖에 없다. 학년이 높아지면 원하는 책보다 잃어야 하는 책을 잡는 아이들을 보게 되니 말이다.

초등 3학년인 딸아이에게는 원하는 책과 엄마가 권해주는 책을 적절히 혼용해서 읽도록 한다. 아무래도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쪽의 취향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옛이야기 책은 그림동화 형식으로 읽고 사실 좀체 관심을 둘 겨를이 없었다. 도서관에서 한겨례아이들의 옛이야기 시리즈를 보기는 했지만 아이가 원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고 마침내 [장화홍련전]을 아이가 읽게 되었다.

[장화홍련전]을 읽은 아이는 반은 무서운 영화를 보고난 느낌이라고 한다. 미루어 짐작컨데 우리가 어려서 보았던 전설의 고향 분위기를 느꼈으려나?새어머니의 학대를 받고 억울하게 죽게 된 장화와 홍련이 자신의 억울함을 풀기위해서 원님 앞에 나타나는 장면이 다소 끔찍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는 내용보다도 그림의 영향이 컸던 것 같다. 이쁘장하게 그려진 그림도 많지만 이 책에서 장화와 홍련의 원혼은 슬픔을 가득 머금은 피눈물을 흘리는 모습이었으니 말이다. 처음에는 아이들 동화에 너무 섬뜩한 그림이다 싶었는데 이쁘게 그린 것보다 이런 그림이 이야기의 참맛을 더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고 조금은 무서웠지만 우리 옛이야기에 대한 관심을 가진 것은 분명하다. 원한이 맺혔지만 그 원한을 풀어가는 과정을 따라가는 과정이 사뭇 흥미로웠나 보다. 26권으로 나온 [장화홍련전] 이전의 25권은 정말 엄마 입장에서 탐나는 우리 고전이 많이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말투와 적당한 분량이 초등 중학년 정도의 아이들에게 좋을 것 같다. 우리 딸 앞으로 우리 옛이야기 시리즈로 맛깔 스러운 우리 민족의 정서를 담뿍 받아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