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약속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32
제클린 우드슨 지음, 서애경 옮김, E. B. 루이스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생활 전선에 나선 엄마를 기다리며..]

 

창박을 내다보는 흑인 여자 아이의 표정에 하염없이 눈길이 간다. 엄마의 약속을 기다리면서 창밖을 내다보고 있음은 표지만으로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할머니, 엄마와 살고 있는 에이더 루스는 엄마와의 이별로 흘리게 될 눈물을 꾹 참고 있다. 남자들이 모두 전쟁터로 떠난 시카고에서 흑인 여자들에게 일자리를 준다는 소식을 듣고 엄마는 일자리를 찾아 가족과 잠시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첫장면에서부터 루스의 가정 형편이나 가족과 떨어져서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흑인 여성의 당시의 상황을 넌즈시 이해할 수 있었다. 

엄마의 빈자리를 루스는 편지로 달래다가 어느날 집없는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하게 된다. 집으로 데려온 새끼 고양이는 루스 몫의 우유 한 컵을 맛나게 먹지만 없는 형편에 고양이 한 마리도 할머니에게는 달갑지 않다. 그렇지만 할머니가 고양이를 내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은 루스의 빈 자리를 그 작은 녀석이라도 채워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어머니의 편지가 없는 날에는 원치 않아도 흐르는 눈물을 할머니 몰래 달래면서 루스는 이다음에 커서 자신도 나가게 될 큰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제 머지 않아 돌아오게 될 엄마와의 약속을 기다린다. 그런 루스의 앞에 바로 엄마는 행복한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루스, 이제야 엄마가 왔단다."라고 말할 것임은 분명할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희망적?이라기 보다는 생계를 위한 일자리를 찾아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빈곤한 사람들의 아픔이 더 많이 느껴졌다. 루스의 엄마가 돌아와서 약간의 수입은 생겨도 이들에게 더 나은 내일이 보장되리라고는 생각되어지지 않았다. 루스가 앞으로 나가게 될 넓은 세상 역시 루스에게 얼마나 열린 세상일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아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당시 상황이 어떤지 전혀 정보란이 없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아마도 남북전쟁이 배경이겠지 싶은데..그 배경이라고 언급해 주었으면 아이와 책을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이야기를 나누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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