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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벙이 억수 (양장) - 좋은책어린이그림책 국내창작 01
윤수천 지음, 원유미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책 표지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약간은 어눌한 웃음을 짓고 있는 소년의 모습이 한 없이 순수하고 자상해 보인다. 게다가 작은 가슴에 달고 있는 노란 별이 소년의 순수함을 담아 수줍은 듯 반짝이는 듯한 느낌마저 주는 것 같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표지의 이 소년 최억수는 영악하고 재빠른 요즘 아이들 같지 않게 어눌한 웃음과 행동으로 친구들에게 꺼벙이라는 말을 듣는다. 1학년에서 이런 꺼벙이 억수와 같은 반이 된 찬우는 불만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고은이와 한 반이 되었다는 사실에 더 없이 기쁘다.
고은이의 생일에 초대되어서 다른 친구들은 모두 선물을 주는데 선물 대신 노래를 3곡이나 부르는 억수, 고은이 대신 흙탕물을 온 몸에 맞고도 히죽거리는 억수, 1시간이나 수업에 늦은 억수가 찬우 눈에는 한없이 꺼벙해 보일 뿐이다. 그러나 그런 꺼벙한 억수의 모습의 참모습을 찬우나 다른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느껴가게 된다. 선물 대신에 마음을 담아서 3곡이나 노래를 부르는 순수함, 친구를 온몸으로 막아주면서 흙탕물을 뒤집어 쓸 줄 아는 마음, 1시간이나 늦어가면서 길가에 쏟아진 땅콩 파는 할머니의 땅콩을 주워줄 줄 아는 배려, 그 모든 것이 꺼벙하다는 억수가 가지고 있었던 숨은 매력이었다.
선생님의 제안으로 학급을 대표할 수 있는 착한 어린이를 뽑는 '학급별'에 되기 위해서 찬우가 갑자기 휴지를 줍고 친구를 도와주는 것이 보통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지만 마지막 반 친구들의 투표를 통해서 최억수가 찬우보다 1표를 더 얻고 아이들의 입을 통해서 억수가 뽑힌 이유를 하나씩 들어가는 장면은 아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지 않을까 싶다.
윤수천님의 아이들의 순수함을 담은 잔잔한 이야기와 원유미님의 부드럽고 표정이 살아나는 그림이 책 읽는 내내 마음을 즐겁게 한다. 겉모습만으로 억수를 꺼벙이라고 생각하던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억수를 그렇게 부르지 않을 것이다. 왜냐면 억수의 진짜 마음을 충분히 보았으니 말이다. 억수가 달고 있는 노란 별의 의미를 작은 친구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