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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 1
장호 지음 / 해냄 / 2019년 7월
평점 :

책을 읽을 때는 되도록 한꺼번에 시간을 내서 집중해서 보는 걸 즐긴다. 그러나 일상에서 시간을 낸다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틈틈이 시간 나는 대로 책을 펴서 읽기 마련인데 이럴 때는 집중도가 아무래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번에 접한 장호 장편소설 <저스티스>는 드라마로 재작되어 현재 방송되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그 유명세를 익히 알고 있었다. 어느정도 짐작했지만 역시 손에 잡는 순간 끝까지 읽어버리고야 마는 장편소설이었다. 시간나는 대로 읽어야지 했는데 한번 잡으니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하고 가독성이 좋아서 날밤을 새서 다 읽고 말았다. 전 3권 각 권당 400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이지만 고난도의 추리를 요하는 작품은 아니라서 흐름을 따라서 시간 순삭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그 다음의 내용이 대단한 반전을 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궁금증을 자아내고 알수없는 흡입력이 있기 때문에 계속 책장을 넘기게 되는 소설이었다.
소설을 읽을 때는 되도록 종이책으로 즐기는 편이어서 웹소설을 많이 접하지는 못했다. 장호의 <저스티스>는 2012년에 단편소설로 선보인 후에 5년 후인 2016년에 <저스트스>라는 제목으로 웹소설을 선보였다고 한다. 단편일 때보다 여검사의 분량이 확실하게 늘어나고 이야기 구조도 탄탄해졌다고 한다. 이미 끝을 알고 있는 독자들이 많겠지만 웹에서 접하지 못한 나로써는 결말이 흘러나오기 전에 단번에 소설책을 읽어내려가는 것이 나름 즐기는 쾌감이었던 거 같다. 저자가 이미 밝혔듯이 장르소설 상업소설을 표방한다고 하지만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문자의 향연에 빠지게 하기에는 충분한 흡입력이 있는 소설이다.

이미 결말을 알고 누가 범인지도 알것 같은데 왜 멈추지 않고 계속 읽게 되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았다. 자문자답을 하자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사회와의 연관성때문인 것 같다. 막연한 개인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 그리고 권력을 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들의 대립이 그려지고 사회면 어딘가에서 봄직한 일들이 소재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여배우들이 하나씩 사라져가지만 그들의 아직까지 대중의 관십을 받지 못한 인물들, 그런 배우를 타겟으로 하는 이의 권력은 예상치 못한 정도이지만 단순한 성적 쾌락의 도구가 아닌 인간을 망가뜨리는데 환희를 느끼는 사이코패스라는 점이 또한 인상적이다.
스타 변호사이자 타락한 변호사인 주인공 이태경을 통해서 사회에서 악에 부에 권력에 굴하는 배운 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또한 한편으로는 그가 결국 마지막에 선택하는 저스티스에 쾌감을 느끼게도 된다.


사라지는 여배우들의 모습은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아있는 장자연 여배우의 사건이 떠오른다. 또한 사회에서 좋은 이미지를 쌓고 나라를 대변하는 거대한 기업이 암에 걸려 죽어가는 사람들의 산업재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우리나라의 모기업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끝까지 정의를 이뤄내는 당찬 서준미 검사와 같은 사람이 현실에서 과연 이존재할까 의문을 가지면서도 있기를 바라게 되는 인물이다. 흔들리지 않는 그 모습이 소설이기에 가능한 게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까지 생기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