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이 누나 사계절 아동문고 65
권영상 지음, 허구 그림 / 사계절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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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글이 누나? 표지나 제목만으로는 그다지 흡입력이 있는 책은 아니었다.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지 궁금해하기 보다는 일련의 책들에서 보았듯이 상투적으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내용은 아닐까 반신반의 하면서 대했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 온 누나 ,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어머니의 병환으로 집안 살림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으로서의 큰 누나 둥글이는 이미 여러 소설 속에서 많이 보아왔던 캐릭터이다. 그다지 새롭지 않은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면서 둥글이 누나라는 캐릭터가 내게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은 순종적이고 무조건적인 자신의 희생으로 살아가는 수동적인 인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둥글이 누나는 아버지의 죽음과 어머니의 병으로 집안을 꾸려 나가면서 자신이 서야 할 위치와 해야 할 일을 강한 어조와 야무진 행동으로 헤쳐나가는 여인이었다. 배우지 못했거나 혹은 집에서 여자라는 이유로 무조건 남자 형제들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그런 캐릭터가 아닌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아주 악역도 아니면서 그렇다고 좋다고도 할 수 없으면서 둥글이네 가족에 빌붙어 논밭을 팔아주거나 병원의 다리를 놓아주면서 술값을 뜯는 바가지 아저씨, 이외에 아버지의 죽음으로 삶의 희망을 잃고 절망하는 둥글이 누나의 동생인 상구, 이 책의 화자로써 이 집안의 마지막 희망같은 의미로 여겨지는 인물 상해가 소설을 이끄는 주된 인물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상해가 '가족'이라는 글로 상을 받고 어린 호두나무를 받아서 키우면서 내일의 희망을 꿈꾸는 장면은 가장 감동적인 부분이다. 이 책이 둥글이네 가족의 온갖 역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음에도 마직막에는 내일을 향한 희망으로 삶을 헤쳐나가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약간의 희망을 품고 있다가도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가는 매 순간이 안타깝고 아쉬웠기에 마지막의 희망을 품은 둥글이네 가족에게 더 기운을 실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오늘의 삶이 고되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가족이 있고 내일이 있기에 삶의 순간순간을 절망적으로 살아가지 않아야 함을 이들 가족을 통해서 엿보게 된다. 우리에게 그런 삶을 가르쳐 준 사람은 역경의 세월을 고스란히 거쳐온 우리의 둥글이 누나 ,바로 우리 부모님의 세대임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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