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장편소설 <천년의 질문> 1권에서 3권까지 폭풍처럼 읽어내려간 거 같다. 그동안 역사와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마주서는 작가라고 생각했던 조정래의 신간 <천년의 질문>은 현재의 우리사회를 말하고 있다. 지나간 역사가 아닌 현재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책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는 작금에 있었던 여러가지 정치, 경제, 사회적인 사건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소설이지만 현실을 다루고 있다는 생각에 몰입해서 읽었다.
1권에서부터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면서 그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위치와 현실 상황을 알기 위해서 노트에 이름을 적어내려가면서 읽었다. 사회의 숨겨진 부조리를 드러내는 역할을 하는 장우진 기자가 거대 기업인 성화그룹에서 비자금 관련 사건이 터진 것을 감지하고 사건 탐색에 나서는 내용이었다. 그와 연결된 민변 변호사 최민혜 그리고 성화의 비자금 기록을 가지고 잠적한 성화의 사위 김태범, 모드 기사를 막고 장우진 주변인물을 회유하려는 성화의 창조개발팀 한인규 사장까지 등장인물의 역할이 분명했다. 그리고 이들의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우리가 현실에서 마주하고 있는 일련의 사건이 떠오르는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