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역사화에 뭐가 담겨 있을까 - 역사화 어린이를 위한 이주헌의 주제별 그림읽기 3
이주헌 지음 / 다섯수레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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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을 통해 역사화를 보는 재미를 느끼세요]

 

이준헌님의 미술서는 미술에 문외한인 내게 그림 보는 재미와 희망을 안겨주는 책들이다. 그의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은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아는 사람들만의 언어가 아니라 미술품에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과 일반인들을 위한 어체로 편안하게 그림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나온 역사화는 1편 풍경화나 2편 인물화보다 훨씬 더 배경 설명이 많을 거라는 기대감에 책을 잡는 순간부터 내내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사실 이 책은 나보다  초등 3학년이 된 딸아이에게 더 오랫동안 손에 들린 책이다.

역사화는 무엇일까? 말 그래도 인류의 역사적 발자취를 담고 있는 그림들이다. 책에서는  1부 기독교 주제, 2부 그리스 로마 신화 주제, 3부 일반 서양 역사로 모두 3가지 테마로 역사화를 소개한다. 딸 아이에게 가장 호기심이 일었던 부분은 2부 신화를 주제로 한 역사화이고 엄마인 나에게는 3부의 일반 서양 역사에 대한 그림이었다.

그림이 소개되는 형식을 짧게 소개하면 그림의 구도나 색채에 대한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그림을 이해할 수 있는 배경 설명에 대해 많이 실린다. 신화의 경우는 그 그림이 어떤 신화적 내용을 담고 있는지 설명하고 부연 설명으로 신들에 대한 이야기, 화풍에 대한 이야기 등이 키박스를 통해서 보여진다. 이 부분을 제외하면 전적으로 그림의 배경을 편안하게 이야기 들려주는 형식이니 그림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라도 쉽게 접할 수 있다. 또한 같은 주제의 그림이나 동일 대상을 그리더라도  화가에 따라서 어떻게 다르게 표현되었는지 작은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도 흥미롭게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다.

 

딸아이가 가장 흥미로워 하던 그림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3부에 소개된 루벤스의 '로마의 자비(시몬과 페로)'라는 작품이다. 젊은 여인이 늙은 사람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장면은 책을 휘리릭 넘겨도 순간 눈길이 머물게 한다. 그림 자체만으로는 호기심과 의아함에 몰래몰래 보게 되던 그림인데 아이와 함께 작가가 들려주는 배경 설명을 잊고 그림에서 표현된 배고픈 절망감에 딸 아이의 젖을 먹는 아버지의 눈빛과 그런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젖을 먹이는 딸의 표정을 섬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그림만 보고 감상하라고 한다면 어른이든 아이든 과연 그림의 참맛을 느낄 수 있을까 싶다.

머리로 미술품을 이해하는 것보다 가슴으로 느끼고 직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나을 것 같기는 하지만 좀더 그 배경을 아는 것은 분명 미술품 감상에 더 진한 만족감을 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얼마전 루브르전에서 보았던 '메두사호의 땟목' 역시 이 책에서 제대로 된 설명으로 만나고 또한 잠든 프시케를 깨우는 에로스의 입맞춤이 아름답게 그려진 푸생의 '에로스와 프시케' 대신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초를 밝혀 에로스를 보고 만 절망적인 순간을 크레스피의 '에로스와 프시케'를 통해서  만날 수도 있다. 

초등 중학년 정도의 아이들이라면 엄마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작품 감상하기에 어렵지 않게 구성되었기에 그림 보기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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