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백지 위의 검은 것 - 일리인이 들려주는 책의 역사 ㅣ 아이세움 배움터 7
미하일 일리인 지음, 박수현 엮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문자와 책의 역사 속에 한글이 있었으면...]
문자는 과연 언제부터 나타났을까? 말이 아닌 글이 왜 필요했을까..이에 대해서는 인류의 역사에서 수도 없이 들었던 부분이어서 그 필요성과 기원에 대해서는 큰 의문이 없었다.
일리인의 역사 시리즈로 나온 일련의 책들에 대한 좋은 평가를 들어서 이번 책도 많은 기대를 안고 대했다.
문자와 책의 역사를 한꺼번에 다루고 있는 이 책은 문자의 기원에서 시작된 인간의 기록의 역사, 바로 책의 역사를 알려주는 또 하나의 기록이다. 처음 문자가 생성된 것은 오로지 기록을 남기고 싶어하는 염원에서 시작된다. 말로 사라지는 것에 대한 경계였을까? 좀더 길게 염원을 남기고자 하는 소박한 바램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런 문자의 등장으로 인류는 좀더 많은 것을 기록하고 남기게 된다. 바로 인류의 역사를 기록하게 되는 것이고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레 책의 역사를 공유하게 된다.
여러가지 문자와 알파벳의 유래, 숫자의 생성 과정 등 인류의 역사와 문화에 대하여 상세히 소개되고 오랫동안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담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만들어 낸 돌 책, 청동 책, 점토 책, 리본 책, 가죽 책, 그리고 종이 책에 이르기까지 이 책 속에는 책의 모든 역사가 담겨 있다. 또한 키박스를 통해서 한국의 인쇄 문화, 동양의 필기구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편안한 형식에 조금은 딱딱할 수도 있는 내용이 쉽게 풀어지는 것 같다. 그렇지만 역시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되는 아쉬움이 마음 한 자리에 남았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 나라 문자와 책의 역사를 담지 못한 점이다.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만들어진 연대와 동기, 원리를 정확하게 아는 문자는 우리 한글 밖에 없다고 한다. 러시아 인인 일리인은 그걸 몰랐을가? 분명 알았을 텐데...인류가 문자를 만들어 내고 책을 통해 정신을 전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한글 창제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큰 데 그 점을 놓쳤다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문자의 역사, 책의 역사를 우리 나라 사람이 쓴다면 분명 한글의 우수성과 그 큰 사상을 문자의 역사 속에 큰 페이지로 장식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 과정 우리 아이들에 의해서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더 깊어지게 만드는 책이었다.